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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온라인 공략에 눈 돌리는 공연계


입력 2020.03.24 00:38 수정 2020.03.24 01:02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등 국공립 공연장 앞장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양질의 문화 콘텐츠 제공

연극 '페르 클레스' 공연 사진. ⓒ 예술의전당 연극 '페르 클레스' 공연 사진. ⓒ 예술의전당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 19) 확산으로 크게 위축된 공연계가 온라인 공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직은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국공립 공연장과 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연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먼저 예술의전당은 지난 20일부터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유튜브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싹 온 스크린'은 예술의전당이 2013년 국내 공연장 중 처음으로 시작한 공연예술의 고화질 영상화 사업이다.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우수한 공연을 고화질·고음질의 영화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물로 제작해 지방의 소규모 문화시설이나 영화관에서 상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송출하기 시작했다. 예술의전당 측은 "코로나19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상실한 국민들이 모바일, 태블릿 등을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어디서나 공연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싹 온 스크린' 유튜브 스트리밍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싹 온 스크린'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연극 '페리클레스',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등 7편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힘내라 콘서트’와 ‘내 손안에 극장’. ⓒ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힘내라 콘서트’와 ‘내 손안에 극장’. ⓒ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기획했던 공연 중 우수한 공연을 주 2회에 걸쳐 4주간 세종문화회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 '내 손 안의 극장'을 마련했다.


지난해 산하 9개 예술단이 총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비롯해 서울시오페라단의 '돈 조반니', 어린이 공연인 '모차르트와 모짜렐라', '베토벤의 비밀노트' 등 총 8편을 지난 14일부터 4월 5일까지 4주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선보인다.


클래식 애호가를 위한 공연도 줄줄이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지난 13일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 등을 격려하기 위한 베토벤 '영웅' 교향곡 연주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내 손안의 콘서트'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다.


31일 예정된 서울시오페라단의 '세비야의 이발사'도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며, 국립오페라단은 5월 15,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갈라'를 온라인 생중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KBS교향악단도 25일부터 온라인 공연플랫폼 '디지털 K-Hall' 서비스를 시작한다. 공식 유튜브 계정에 매주 3차례 신규 콘텐츠를 올리며 업로드 시간은 월, 수, 금 오후 8시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앞으로 거장 시리즈, 베토벤 시리즈, 브람스 시리즈 등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유튜브에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온라인 중계는 국공립 공연장이나 단체들이 아니면 성사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재정적 지원과 함께 생중계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만 하는데, 소규모 민간단체와 공연장으로선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예술가 및 단체를 지원하는 '힘내라 콘서트'를 선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진행되는 '힘내라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세종문화회관 대관공연과 '공연예술분야 피해 상담창구'를 운영 중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추천한 작품들을 공모와 심사를 통해 선정, 각 5작품씩 총 10작품을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이 같은 사업은 코로나19로 허덕이는 민간단체와 민간 공연장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생중계 등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특히 향후 이 같은 온라인 생중계 콘텐츠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수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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