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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철근 "총선 후 안철수와 미래통합당 통합 역할 할 것"


입력 2020.03.26 06:00 수정 2020.03.26 04:5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안철수 지역선거 포기로 야권통합 이뤄져"

"정통보수·중도·호남 연합군으로 승리할 것"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심판해야"

"강서구청 이전 반대, 염창나루역 추진"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는 웬만한 국회의원 이상으로 기자들 사이 꽤나 유명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으로 오랫동안 대변인을 맡아 언론과 접촉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특유의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격으로 격의 없는 소통을 해왔던 것이 크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주량도 남다르다. ‘풍운아’라는 별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정치인이다.


서울 강서병을 출마지역으로 정하게 된 것은 우연과 필연이 겹쳤다. 원래 준비하던 지역에는 이미 미래통합당의 다른 후보가 공천이 완료돼 출마가 힘들어졌다. 고민에 빠진 미래통합당 공관위가 추천한 지역이 강서병이었고, 경선 끝에 후보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예상치 못한 지역구 이전이었지만 김 후보가 강서병과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꽤 오랜 기간 지역에서 거주했었고, 지금도 술자리가 3~4차까지 길어지면 강서구에 와서 마무리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실제 선거와 관련없이 화곡본동 시장 근처에서 기분 좋게 취한 김 후보를 봤다는 목격담이 적지 않다. 그의 입에서는 화곡역과 복계천 인근 맛집 소개가 끊이지 않는다. 지나고 보니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강서병이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지만, 김 후보는 자신만만하다. 미래통합당 지지층에 더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향했던 표심을 받아온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전남 고흥이 고향인 점은 지역 내 호남민심을 사로잡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후보는 “보수, 중도, 호남 연합군으로 민주당 아성을 뚫어내 보겠다”고 말한다.


-강서병 출마는 다소 의외였다. 어떻게 출마하게 됐는지 경위를 설명해달라.


“자의반 타의반이었다. 미래통합당 공관위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대뜸 첫 질문이 강서병 필승전략이 뭐냐고 묻더라. 그 동안 다른 지역에서 활동을 해왔는데 ‘왜 강서병이냐’고 반문했더니, 그 지역구는 공천이 끝나서 번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오게 됐다.”


-당에서 필승전략을 물었을 때 뭐라고 답하셨나.


“내가 이기면 강서구 전체를 석권할 수 있다고 했다. 보수진영에서 봤을 때 강서는 전체적으로 험지다.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인 호남출신이 많다는 의미다. 그래서 호남표를 분산시켜야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이반한 중도층이 많은데 이 표들이 미래통합당을 찍을 수 있도록 명분을 줘야 한다.


내가 안철수 대표의 측근으로 오랜 기간 安의 남자로 불리지 않았나. 안철수는 중도층의 상징성이 있고 또 제 고향이 전남 고흥이기 때문에 호남 표심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제가 강서병에 공천되면 명분이 생길 것이고 강서구 갑을병 전체를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원들도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라.”


-같은 당 이종철 예비후보와 경선이 치열했다. 승리원동력도 같은 맥락으로 보나.


“당에서 강서병에 가라고 해서 처음에는 경선 없이 단수공천인 줄 알았다. (웃음) 경선에 임하면서 내가 지면 여기지역은 본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이기기 어렵겠다고 봤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유는 정통 보수층과 중도층, 호남의 연합군이 형성돼야 이길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제가 이긴 것은 연합군의 승리이기 때문에 본선에서도 승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역의원 중에 다른 지역구로 옮겨서 경선을 승리한 분은 있는데, 현역이 아닌 원외 인사가 지역구를 옮겨서 그것도 10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경선에 승리한 것은 제가 유일하다.”


-보수·중도·호남 연합군이 본선 선거전략이 되는 것인가. 구체적으로 말씀해달라.


“전략을 말하면 상대에게 노출되는데.(웃음) 민주당 한정애 후보의 핵심 지지층은 호남이다. 시의원 2명, 구의원 대부분이 호남출신으로 알고 있다. 제 출신이 호남이기 때문에 정당에 상관없이 호남이 고향인 분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재미있는 게 호남 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지만 역대 강서지역 국회의원 중 호남 출신은 정작 한 명도 없었다. 이념과 정당을 떠나 호남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본다.


정통 보수 유권자들도 꿈이 있다. 강서병은 기존 강서갑 4개동, 강서을 3개동을 합쳐서 만들어졌다. 강서을은 김성태 의원이 3선을 했지만, 강서갑은 구상찬 전 의원이 한 번 당선된 것 외에 전부 민주당 계열에서 나왔다. 그래서 갑지역에서 온 4개 동에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럼 그 꿈과 기대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 중도외연까지 확장이 가능한 바로 저 김철근이다. 이 점을 어필하려고 한다.”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선거 훨씬 전부터 이 지역에서 술자리 하는 걸 몇 번 목격했다. 처음부터 강서병 출마를 계획했었나. 지역과 인연은 전혀 없나.


“사실 이 지역에서 산 지 20여 년 됐다. 염창동, 가양동, 등촌동에 살았었고 큰 아들은 고등학교를 여기서 졸업시켰다. 16년 전, 그러니까 17대 총선 때에는 이 지역(분구 전 강서을)에서 국회의원 출마도 했었다. 그래서 나름 잘 안다.


복계천에 유명한 맛집이 많고, 화곡역 근처 본동시장 옆 골목에 들어가면 맛있는 집들이 많다. 선거법 때문에 상호를 말할 수 없는데 소개하고 싶은 곳이 수두룩하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1~2차를 다른 곳에서 먹더라도 3~4차나 마무리는 강서구에서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리 (출마를 위해) 기획한 것은 아니다.”


-중도를 언급했었는데 안 대표와의 관계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이전에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선거의 성격은 문재인 정권 심판이다. 문재인 정권의 심판하기 위해 야권통합 혹은 선거연대를 하라는 게 국민적 요구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안 대표가 국민의당 지역구 후보를 안 내고 비례후보만 내는 고육지책을 냈다고 본다. 그래서 국민의당에서 총선을 준비한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 심판에 힘을 싣기 위해서 미래통합당에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미래통합당이 자유한국당, 새보수당, 전진당, 시민단체, 국민의당 안철수계 등이 합쳐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부자연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탈당 과정에 안 대표와 소통은 충분히 있었나.


“정확히 일시도 기억한다. 2월 26일 오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 대표와 만나 얘기를 했다. (안 대표가) 만감이 교차했을 것 아니겠나. 본인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저는 남을 수 없었던 때였다. 과거 지나왔던 얘기를 많이 했고 찡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흔쾌히 ‘부담 갖지 말고 가서 잘 싸우시라’ 이렇게 말했다. 최근의 기류도 똑같다.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선거만 하는 것으로 선거연대라는 국민적 요구에 사실상 순응했다고 본다. 지역구에서는 야권통합이 된 것이다.”


-범 보수진영의 앞으로 관심은 안 대표가 미래통합당과 통합하느냐 같다. 역할을 할 생각이 있나.


“필요하다면 당연히 할 것이다. 공관위 면접 때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 안철수 측근인데 당선되면 국민의당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물음이었다. 정치라는 게 사적으로 가깝다고 해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않나. 미래통합당에 충성할 것이고 국민의당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마음 똑같다.


그 다음 질문이 ‘그럼 안철수를 미래통합당에 데려올 수 없겠느냐’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총선 전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선까지는 2년이 넘게 남아있기 때문에 미래통합당에 도움이 된다면 안 대표를 영입해 같이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제가 당선이 된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철근에게 안철수란.


“2012년도에 공평동캠프, 그러니까 진심캠프로 알려진 곳이다. 안 대표가 대선출마 선언을 한지 얼마 안되서 차린 250명 정도 규모의 캠프였다. 그 캠프에 참여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안 대표가 코엑스에 유세를 갔는데 실내에서는 마이크도 없고 키가 작으니까 힘이 들더라. 그래서 제가 안 대표 목마를 태웠던 기억이 난다.


안 대표가 한국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건 분명한 사실이다.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말도 있었다. 기존 기득권 정치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고 반성과 혁신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나는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꼭지점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김철근에게 안철수란? 뭐라고 해야되나. 한 마디로 정리가 안 된다. 하하. 나중에 생각나면 말씀드리겠다.”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김철근 미래통합당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역선거 이야기를 해보자. 아무래도 공천을 받은지 얼마 안되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힘든데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후보들이 분무기 차고 방역을 하고 다닌다. 저는 안했다. 한 마디로 쑈잉 같아서 하기 싫었다.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분들이라면 지자체나 국가에서 방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예산지원을 하거나 독려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 자기들이 방역전문가도 아니면서 분무기를 뿌리니 오히려 자영업자나 지역민들이 불편해하신다. 그게 사진찍기 용이지 실질적인 방역이 되겠나 의문이다.


아무래도 대면접촉이 어렵고 모임도 없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인사하고 있고 강서걷기라고 해서 하루 20km 이상 걸으며 구민들을 만나고 있다. 직계존비속은 명함을 나눠줄 수 있어서 부모님과 부인, 아들 둘까지 3대가 강서를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파악하신 지역여론은 어떤가.


“나는 2번 찍을거라고 하시는 분들이 진짜 많다. ‘명함 한 장이라도 아껴서 다른 사람 줘라’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런 말씀 많이 해주신다. 지역의 한 의원을 겨냥하기 보다 정권의 오만과 독선, 무능, 자영업 위기, 국가의 세금 퍼주기 이런 것에 대해 우려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캐치 프레이즈가 ‘일 잘한다 김철근’ ‘강서개발 철근이 필요하다’더라. 미래통합당의 다른지역 후보들은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좀 다른 것 같다.


“정통보수·중도·호남 연합군을 형성하기 위해 최대공약수를 찾은거다. 또 ‘일 잘한다’는 것은 상대인 한 의원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 ‘당신 일 못한다’는 은유적 표현이 되지 않겠나. 선거를 할 때에는 상대를 결집하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거 후보시절에 정권교체 얘기를 많이 했는데 먹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쓴 구호가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상대를 결집시키지 않고 우리편은 묶는 그런 슬로건을 고민해서 만들었다.”


-당선 되면 반드시 지키겠다는 공약 몇 개만 말씀 해달라.


“지금 강서구 인구가 60만이 넘었다. 마곡지구 개발이 완료돼 강서의 강남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신도심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구도심 소외 현상이 나타난다. 구도심에 있던 강서구청을 마곡지구로 이전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절대반대다. 구도심 재개발을 하기 위해서라도 현 강서구청과 인근 부지를 활용한 종합행정타운을 만들겠다.


또 강서구에 서부광역철도와 강북횡단선이 연결될 예정이다. 그런데 계속 늦어진다. 선거 때만 되면 빨리 하겠다고 우려먹는데 4년이 또 지나갔다. 제가 당선되면 서부광역철도 같은 경우는 임기내 반드시 착공하도록 하겠다. 강북횡단선이 강서병에서는 등촌동과 등촌2동을 지나가는데 인구가 가장 많은 염창동이 소외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강북횡단선 설계상에 없는 염창나루역을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강서병 주민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먼저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겠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받고 일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지역구민과의 스킨십도 중요하지만 지역구 발전과 변화에 분명한 업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씀드린다. 정당과 진영논리 보다는 인물을 보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달라.”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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