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이슈 그 후] '미투 무혐의' 김흥국, 왜 방송에선 볼 수 없나


입력 2020.04.01 00:06 수정 2020.04.01 00:08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부정적 이미지 여전

유튜브 채널 운영에 매진 "맞는 프로그램 찾고 있다"

김흥국. ⓒ 뉴시스 김흥국. ⓒ 뉴시스

최근 들어 사건의 진위나 합리적인 근거보다, 여론에 의해 유·무죄에 대한 판단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그중 상당수는 경찰이나 검찰 수사 과정을 통해, 또는 재판을 통해 혐의를 벗지만, 이 사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사건에 휘말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건의 진위를 떠나 당장 쏟아지는 비난 여론 탓에 모든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긴 법정 싸움을 버텨낸 뒤엔 남아 있는 것은 추락한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어쩌면 가수 김흥국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3월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김흥국은 경찰과 검찰 수사를 통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방송가에선 그의 부정적 이미지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30대 여성 A씨는 연예계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 3월 "2년 전인 2016년 김흥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흥국이 지인들과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억지로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했고, 깨어났더니 알몸 상태로 김흥국과 나란히 누워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김흥국이 사건 무마를 위해 협박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김흥국은 "여성이 주장하는 성폭행이나 성추행도 없었고, 성관계도 없었다"면서 "오히려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다는 정황 증거들이 많다"고 반박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이후 수사를 맡은 서울 광진경찰서는 2018년 5월 김흥국을 증거불춘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에서 그해 11월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김흥국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김흥국은 좀처럼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지난해 10월 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깜짝 출연하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김흥국은 TV조선 '성공의 한수', tvN '우리가 남이가', 웹 예능 '차트밖 1위' 등이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갔었다.


김흥국은 지난 1월 '우먼센스' 인터뷰를 통해 "사건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너무 많은 걸 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흥국의 방송복귀를 막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일각에서는 김흥국이 증거불충분으로 인해 불기소처분됐다고 해서 '무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김흥국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도 패소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실제로 A씨가 구속돼 있긴 하지만, 이는 두 명의 남성이 제기한 '혼인빙자에 의한 사기 및 절도' 혐의 때문이지 김흥국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성폭행 논란과는 별개로 A씨와 김흥국의 관계에 대해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는 점도 부정적인 여론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다. 특히 2018년 3월 MBN '뉴스8'은 김흥국과 A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육성 파일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공개된 파일에서 김흥국은 "좋은 감정으로 한 잔 먹다 보니까 그런 일이 벌어진 건데 나는 그거는 잘못됐다고 나쁘다고 보진 않는다"며 "두 번의 자리를 했고 나는 아름다운 추억,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만남이고 언제든 서로 필요하면 도울 수 있고"라고 말했다. 법적인 처분과는 별개로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김흥국은 최근 유튜브 채널 '김흥국tv' 외에 이렇다 할 방송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송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달리 섭외 우선순위 명단에선 밀려났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김흥국 측근은 "일부 방송에서 제안이 있긴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자제하고 있다"며 "(김흥국과) 잘 맞는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을 딛고 건강이나 심적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올해 안으로 팬들을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다시 과거와 같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