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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못미더운 정부 방역망"…지자체는 자체 보완중


입력 2020.04.02 04:30 수정 2020.04.02 05:5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서울시 해외 입국자 전수조사 추진

대구·전남은 앞서 자체 전수조사 실시

정부는 무증상자 전원 관리에 난색

열화상 카메라와 온도계로 출입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열화상 카메라와 온도계로 출입자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의무화 한 가운데, 일부 지자체들이 '해외 입국자 전수조사'라는 자체 방역망 구축에 나섰다.


최근 해외 유입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에 한해 진행하고 있는 전수조사 전면 확대에 난색을 표하자 지자체가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로 인한 지역감염 연결고리 차단을 위해 유럽뿐 아니라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수조사 방법과 시행 시기 등 세부적인 계획은 확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차원의 해외 입국자 전수조사는 대구시가 앞서 도입한 정책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사흘 내 진단검사를 의무화했다. 전라남도는 지난달 27일부터 해외발 입국자 전원을 관할 생활치료센터에 사흘간 강제 격리해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의 자체 방역망 구축은 해외 유입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 1차 방역망, '검역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영향이 크다.


현재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에 한해서만 전수조사를 시행 중이다. 유럽 외 지역 해외 입국자에 대해선 기침·발열 등 유증상자만을 따로 선별해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입국 당시 무증상을 보인 입국자는 2주간 자가격리돼 증상 여부에 따라 검사를 실시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발생한 신규환자 중 해외 유입환자는 35%에 달한다. 이는 병원 관련된 집단발병 사례(34.9%)보다 높은 수치다.


문제는 전수조사 대상인 유럽 외 지역의 해외 입국자들이 꾸준히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일 2500여명이 입국하고 있는 미국은 물론 △브라질 △멕시코 △캐나다 △이집트 △남아공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가격리 중 증상이 발현돼 연이어 확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증상 입국자들이 지역사회 전파의 핵심 연결고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일부 지자체들은 해외 유입 환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방역 당국에 제안해왔지만, 여건상의 문제로 실제 추진에 이르진 못했다.


정부는 이날도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 실시에 거듭 난색을 표했다. 소규모 지자체의 경우 관리 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자가격리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현 수준의 방역망으로도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모든 무증상자까지 관리하는 것은 (지자체별로) 관리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전체 모든 시도에 이런 방침을 일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자가격리로 충분히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수 있고 본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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