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방송 뷰]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냐"…김희애 불륜극, 또 통했다


입력 2020.04.06 11:57 수정 2020.04.06 11:58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내 남자의 여자'·'아내의 자격'·'밀회' 성공

지선우 역 맡아 섬세한 연기 '호평'

김희애 '부부의 세계' ⓒJTBC 김희애 '부부의 세계' ⓒJTBC

김희애의 불륜 드라마가 또 통했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얘기다.


지난달 27일 6.26%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이후 9.979%(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 11.882%, 13.986%를 찍더니 4회 만에 시청률 15%를 돌파했다. JTBC 히트작인 'SKY 캐슬'의 성적을 뛰어넘는 수치다.


시청률뿐 아니라 화제성도 압도적이다. TV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3월 31일 발표한 화제성 지수(3월 23~29일)에서 '부부의 세계'는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합친 방송 종합 부문에서도 1위다. 뉴스 기사 수와 댓글 수, 블로그와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수, 동영상 조회 수도 1위다.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 지선우(김희애 분)과 이태오(박해준 분)의 관계가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는 불륜이 중·후반부에서야 드러나는 기존 불륜극과 결을 달리한다. 1회부터 불륜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남편의 불륜을 알아차리는 아내의 모습이 나오면서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켰다.


드라마는 불륜 그 자체보다는 불륜을 둘러싼 사람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지점이 미덕이다. 지선우와 이태오를 비롯해 태오의 불륜녀 여다경(한소희 분), 지선우의 친구 설명숙(채국희 분), 손제혁(김영민 분)-고예림(박선영 분) 부부, 여병규(이경영 분)-엄효정(김선경 분) 부부가 얽히고설키면서 터져 나오는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다.


김희애 '부부의 세계' ⓒJTBC 김희애 '부부의 세계' ⓒJTBC

극 중심에는 37년차 내공을 자랑하는 김희애가 있다. 김희애는 '내 남자의 여자'(2007),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에 이어 또 불륜 드라마를 선택했다. 흥미로운 건 이전 세 작품에서 불륜 당사자였다가 이번엔 정반대의 입장에 처했다는 점이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 친구 지수(배종옥 분)의 남편을 빼앗는 화영 역을 맡은 그는 그간 쌓아온 단아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사자 머리 같은 풍성한 머리에 화려한 의상은 '파격' 그 자체였다. 1회부터 친구의 남편과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고 친구의 언니 은수(하유미 분)에게 들키는 장면은 압권. 김희애는 철없고 충동적인 화영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5년 뒤 선택한 안판석 감독의 '아내의 자격'에서는 또 다른 불륜녀였다. 평범한 주부로 열심히 산 윤서래 역을 맡은 김희애는 동네 치과 의사 김태오(이성재 분)와 사랑에 빠진다. 자신에게 무관심한 상진(장현성 분)과 다르게 다정하고, 따뜻한 매력에 끌린 서래의 모습은 불륜임에도 설득력을 얻었다. 서래가 틀을 깨는 과정을 섬세하게 연기한 김희애의 연기력 덕이었다.


'밀회'에서는 20세 연하인 유아인과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성공을 위해 달려온 상류층 여자 오혜원 역을 맡아 가난한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과 애틋한 사랑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상류층에 오르기 위해 애썼던 인물이 성찰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드러내 호평을 얻었다.


불륜 당사자로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던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에서 남편에게 배신당한 아내로서의 충격과 분노, 상실감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김희애가 분노할 때마다 시청자들이 함께 분노하며 그를 응원하는 이유다. "본능은 남자한테만 있는 게 아니야", "여자라고 바람 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니야. 부부로서 신의를 지키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런거지" 등은 벌써 명대사가 됐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 인간의 밑바닥 내면까지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지선우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통적인 감정이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지선우에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