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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MVP’ 손흥민에게 좁디좁은 토트넘


입력 2020.04.09 14:33 수정 2020.04.10 13:3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스카이스포츠 '팀 MVP' 선정...바야흐로 손흥민 시대 열려

우승 커리어 쌓아야 하는 손흥민 담기에 토트넘 그릇 작아

토트넘 손흥민. ⓒ 뉴시스 토트넘 손흥민. ⓒ 뉴시스

훌쩍 큰 손흥민(29)에게 토트넘 홋스퍼(EPL)은 좁아 보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9일(한국시각)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개팀별 MVP를 선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되기 이전까지의 기록이 선정 기준이 됐다.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오바메양(아스날) 등이 포함된 MVP 리스트에는 손흥민의 이름도 올랐다.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 MVP로 손흥민을 지목하면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 2/3 출전에도 16골(최다 공격포인트)에 관여했다.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어시스트도 팀내 최다인 7개”라며 손흥민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득점 기회 창출(30회)과 드리블(93회)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손흥민이 빠진 이후 토트넘은 EPL 3경기에서 승점1 추가에 그쳤다. 토트넘에서 차지하는 손흥민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만 16세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유소년 아카데미에 합류해 유럽에 첫 발을 내딛은 손흥민은 바야흐로 ‘손흥민 시대’을 열어젖혔다. 2011년 함부르크 1군에 합류한 뒤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약관의 나이로 1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건너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유망주 껍질을 벗고 기량이 만개했다.


레버쿠젠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기여한 손흥민은 ‘EPL 빅4’ 진입을 노리던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시즌부터는 완전히 에이스로 부상했다.


해리 케인이 빠진 가운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팀의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기여했다. EPL을 대표하는 이달의 선수상도 몇 차례 수상했다. 최전방 어느 위치에서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오른발(28골)과 왼발(20골) 가리지 않고 탁월한 슈팅 능력을 뽐낸다. 슈팅 능력을 뽐낸다.


이번 시즌은 부상과 코로나19로 인해 더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정상급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두 시즌 전까지만 해도 스피드와 드리블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슈팅만 돋보였다면, 이제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시야까지 갖췄다.


단순히 1골이 아닌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16개의 공격 포인트에서도 묻어난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반 다이크도 손흥민의 가치를 인정했다.


반 다이크도 손흥민 능력을 인정했다. ⓒ 뉴시스 반 다이크도 손흥민 능력을 인정했다. ⓒ 뉴시스

가치가 높아진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빅클럽(레알 마드리드, AT.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등)들도 부쩍 늘었다. 빅클럽 부임이 유력한 포체티노 전 감독 이적이 손흥민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4월 기초군사훈련을 앞둔 손흥민도 내년에는 30대로 접어든다. 토트넘이 좁게 느껴질 만큼 훌쩍 큰 손흥민은 케인과 마찬가지로 우승 커리어를 쌓아야 할 때다. 인색한 투자에 불만을 토로한 에릭센은 이미 토트넘을 떠났다. 케인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토트넘이 자랑하는 ‘DESK라인’은 붕괴 직전이다.


손흥민을 아끼는 축구팬들은 “토트넘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더 큰 꿈을 품으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계약 만료(2023년 6월) 전 떠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너무 원하기 때문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연봉 면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자원이다. 손흥민을 탐내는 빅클럽들에 맞서 레비 회장이 이적료를 매우 높게 책정할 것은 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빅클럽들이 급여 삭감까지 나설 정도로 자금 흐름이 얼어붙은 현 상황이 당장 풀리기는 어렵다.


손흥민을 담아내기에 토트넘의 그릇은 작다. 손흥민도 토트넘에 모든 것을 바칠 수는 없다. ‘슈퍼 소니’로 훌쩍 커버린 손흥민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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