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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는 없었다”…김민아가 보여줄 캐릭터 변주


입력 2020.04.09 13:13 수정 2020.04.09 13:1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지상파 한계에 부딪힐까

대형 기획사 SM C&C와 전속계약

ⓒJTBC, 워크맨 ⓒJTBC, 워크맨

돌아이, 4차원, 사이코, 양아치…. 20대 여성, 그것도 오전 뉴스를 책임지던 기상캐스터에게는 그다지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애칭이라고 하지만 다소 민망하지만 오히려 ‘더 센’ 별명이 없냐고 되묻는다. 이게 바로 기상캐스터 김민아가 보여주고 있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다.


유튜브에서 김민아를 접한 사람이라면 그의 본캐(본래 캐릭터)를 보고 ‘가식적’이라는 농담까지 던질 만큼 두 캐릭터 사이의 괴리감이 크다. ‘선넘규’(선을 넘는 장성규)를 뛰어 넘는 거침없는 그녀지만, 2016년부터 4년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히 JTBC 아침뉴스를 지킨 기상캐스터. 김민아의 캐릭터 변주가 무서울 정도다.


김민아는 경인교육대학교 초등교육 전공,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승무원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항공사 재직 당시 우수직원으로 뽑힐 정도였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6개월 만에 퇴사했다. 이후 유선방송회사 딜라이브(현 C&M)에서 활동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2015년 JTBC 기상캐스터 시험에 응시해 최근까지 방송을 통해 얼굴을 비추고 있다. JTBC 뉴스 개편으로 날씨 코너는 폐지됐다.


김민아의 부캐가 기지개를 켠 것은 유튜브 ‘왜냐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게임을 주제로 동갑내기인 장민철 해설위원과 보여준 케미가 그녀의 끼에 부채질을 한 셈이다. 비교적 표현이 자유로운 유튜브의 매력을 살려 비속어를 남발하고, 날뛰는 행동은 기상캐스터 김민아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왜냐맨’의 인기와 함께 김민아는 유튜브를 종횡무진 누볐다. 평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던 유튜브 채널도 김민아가 출연하면 차원이 다른 조회수를 보여줬다. 평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것으로 인기를 끈 장성규조차 당황하게 하는 김민아다. 시청자들은 “장성규가 선을 넘는 캐릭터라면 김민아는 선이 없는 캐릭터다” “이쯤되면 JTBC 인사채용에 뭐가 있나” “김민아가 여자 장성규가 아니라, 장성규가 남자 김민아다”라고 입을 모은다.


‘워크맨’은 김민아의 인기를 정점에 올린 프로그램이다. 그의 ‘똘끼’를 제대로 보여준 영상이자, 첫 출연이었던 ‘찜질방 알바’ 편은 무려 960만(4월 9일 기준)뷰를 넘어섰다. 시민과의 인터뷰에서도 돌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찜질방 안내방송을 하다가 돌연 노래를 부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대미문의 캐릭터의 완성형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 선을 무시한 섹드립, 패드립, 비속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모습은 정장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기상캐스터 김민아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모습이다. 유튜브를 통한 인기가 예상을 훌쩍 넘어서자 방송사에서도 김민아를 활용하기 위해 바쁘게 러브콜을 보냈다.


ⓒKBS JOY ⓒKBS JOY

김민아는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을 비롯해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MBC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에서 김희철과 공동 진행자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근 대형 기획사인 SM C&C와 전속계약을 맺고 전방위적인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 모양새다. 유튜브에서 활개치던 김민아의 부캐는 한계를 맞닥뜨린 모양새다. 편한 장성규를 상대로 까불면서 보여줬떤 케미도 찾기 어려웠다. 방송에서 보는 김민아는 유튜브 속 ‘민아치’(김민아+양아치)의 모습 보단, 날씨 뉴스 속의 기상캐스터 김민아에 더 가까워 보였다.


실제로 ‘무엇이든 물어보살’ 출연 당시 이수근은 방송 선배로서 진지한 충고와 조언을 했는데, 아마 김민아도 속으로 ‘아차’ 싶었을 거다. 당시 이수근은 “TV에서는 어디까지 욕 사용이 가능한가”라는 김민아의 물음에 “가능한 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기본이 60분이다. 유튜브는 10여 분이다. 욕에 꽂혀버리면 ‘쟤는 저거 밖에 없나’라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욕 콘셉트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장훈도 “유튜브에서 욕으로 화제가 되니까 다른 방송에서도 욕을 해달라고 할 거다. 그게 미래를 위해 좋은 건지 모르겠다”고 첨언했다. 특히 이수근은 “(TV에서는) 섭외 자체가 안 될 수도 있다. ‘유튜브에서 욕하는 사람이 방송해도 되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말대로 ‘욕’을 통한 캐릭터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 짧은 영상으로 소비되는 유튜브에서는 잠깐의 재미로 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방송에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장성규는 그런 면에서 매우 영리한 접근 방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출연한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선을 넘을 만 하면 이를 컨트롤 해주는 매니저의 모습을 담아내며 또 다른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김민아가 분명 지금까지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캐릭터를 구축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영리하게 캐릭터를 변주하면서 유튜브와 방송을 넘나드는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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