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극장가 다크호스 된 일본 영화, 2월도 틈새 흥행 노린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1.24 08:36 수정 2023.01.24 08:36

BL·하이틴 멜로, 8일 같은 날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와 멜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가 극장가에서 팬덤의 지지를 받아 복병으로 떠올랐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멜로 영화는 주로 확고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의 선택을 받아왔지만 '슬램덩크'와 '오세이사'는 원작 팬들의 굳건한 신뢰와 입소문, SNS 마케팅 등을 통해 팬덤을 시작으로 대중까지 품으며 좋은 스코어를 기록 중이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누적 관객수는 135만 1365명, '오세이사'는 94만 995명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021년 개봉해 218만명의 관객을 모은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뒤를 이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오세이사'의 경우 2007년 이후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 2000년대 이후 역대 일본 로맨스 영화 흥행 1위 등의 기록했다. 이에 '오세이사'의 주연 배우 미치에다 슌스케가 24일과 25일 내한해 국내 취재진과 관객들을 만난다.


두 작품은 만화와 소설 등 원작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원작 팬들의 높은 충성도가 작품으로 이어지며 '아바타: 물의 길', '영웅', '교섭', '유령' 등 쟁쟁한 한국 영화 사이에서 반란을 일으킨 배경이 됐다.


오랜만에 일본 작품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현재, 2월에도 원작의 팬덤과 타겟층이 확고한 두 영화가 나란히 개봉한다.


내달 8일 개봉하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미즈시로 세토나 작가의 만화 '쥐는 치즈의 꿈을 꾼다'를 원작으로 하는 BL 영화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나리타 주'를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첫 퀴어 도전 작품이다.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좋아해서 행복하고 좋아해서 괴로운,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랑의 심연 한가운데에 갇힌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로 칸쟈니8 멤버 오쿠라 타다요시와 나리타 료가 주연을 맡았다. 원작은 2006년에 연재되기 시작해 탁월한 심리 묘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뛰어난 원작과 일본 멜로 연출에서 두각을 드러낸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조합이 기대를 부르는 요소다.


음지 문화로 치부 받던 BL은 유명 아이돌이 BL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OTT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부터 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장르가 됐다.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남성들의 세심한 관계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며 여성 관객을 정면으로 조준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은 고등학생 미유가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같은 날을 반복하며 그의 진실을 알게 되는 시간 초월 타임 루프 로맨스다. 2022년 현재 누적 조회 수 600만 부 이상, 발행부수 23만 부 이상을 기록한 동명의 대히트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오세이사'의 여주인공 후쿠모토가 주연을 맡았다. '오세이사'에서 하루가 지나면 모든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마오리를 연기한 후쿠모토 리코는 이번에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야 소녀로 분한다.


이 작품은 현재 SNS에서 1020 중심으로 '오세이사'를 잇는 하이틴 멜로 작품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다시 한 번 팬덤 관객을 노린 일본 영화들이 기분 좋은 반전의 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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