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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방사광가속기를 전남에?'…충청홀대론에 들끓는 민심

    [데일리안] 입력 2020.04.09 12:36
    수정 2020.04.09 13:1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충북 유치 추진 사업, 이해찬 "광주·전남에 구축"

통합당 청주4구 후보, 합동기자회견서 강력규탄

"KTX세종역 주장 이어 또 충북 홀대하는 거냐"

김수민 "민주당대표가 나주로 확정한것 아니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정우택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청주지역 후보들과 함께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정우택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청주지역 후보들과 함께 '국가보건안전'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거대 양당 중 어느 한 쪽에 표를 몰아주지 않아 '스윙 스테이트'라 불리는 충청권의 표심이 선거전 종반 점화한 충청홀대론에 들끓고 있다.


정우택(청주흥덕)·김수민(청주청원)·윤갑근(청주상당)·최현호(청주서원) 등 미래통합당 청주4구 후보들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통합당 충북도당에서 긴급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충북 오창과학산단에서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광주·전남에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력 규탄했다.


통합당 청주4구 후보들은 "어제(8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광주·전남 선대위원회의에서 '차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를 광주·전남에 유치해 호남을 미래첨단산업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발언했다"며 "이해찬 대표는 KTX세종역 건설 주장 등으로 사사건건 충북의 현안에 초를 치고 훼방놓아온 인물인데 또 충북을 홀대하는 것이냐"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방사광가속기는 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최첨단 국가연구시설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엄청난 것으로, 그야말로 충북의 미래먹거리를 창출할 핵심사업"이라며, 오창과학산단에 유치가 추진되던 이러한 시설이 민주당 대표 말 한마디에 광주·전남으로 갈 우려에 "청주권 다수 의석을 점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력 부재를 실감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충북 권역의 민주당 의원들이 줄곧 유치를 공언해왔던 내용이라, 비록 번복은 됐으되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충북도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 충북 최다선인 5선에 도전하는 변재일 청주청원 후보는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사업 유치 관계로 과학기술부 차관을 면담했다고 밝히는 등 이 사안을 자신의 대표 공약으로 삼아왔다. 지난달 11일 민주당 충북도당에서 열린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이제는 꽃을 피워 열매를 거둬야할 중요한 시기"라며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하겠다"고, 5선 도전 명분 자체를 사업 유치에서 찾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충북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8명이 공동 결의문을 통해 "방사광가속기가 오창에 구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이튿날에 소속 정당 대표가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광주·전남 구축을 발언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해찬 대표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광주·전남 구축 실언 사태로 오창과학산단에 유치를 추진해오던 충북도민들의 허탈함과 좌절감은 클 전망이다.


전날 CJB청주방송이 주관한 청주청원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김수민 통합당 후보는 "방사광가속기는 청주의 미래를 위해서 굉장히 필요한 시설인데, 지금 (변재일) 후보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말을 들어보니 나주로 거의 확정된 것이 아니냐"라고 허탈한 심정을 토로한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관련해서도 불안감 제기돼
정용기 "대선까지 미루며 이용하려하면 어쩌냐"
'충청 뿌리' 윤석열 대 조국 쟁점 점화도 한 요소
인사소외·대권주자 제거·현안홀대 등 사안 누적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정진석 공주부여청양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공주시 공주종합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정진석 공주부여청양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공주시 공주종합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같은 홀대 우려는 충북에서만 제기되는 게 아니다. 지난달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의결되며, 후보들 사이에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 공약 바람이 불고 있는 대전·충남에서도 정부·여당의 의지에 의구심을 갖는 지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균특법이 개정됐지만 대전·충남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다'이기 때문에, 지정할 수 있는 길만 열었을 뿐 실제로 지정이 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2022년 대선까지 2년간 지정이 되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대선 직전에 충청권 표심을 쓸어담는 '재료'로 악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용기 통합당 대전대덕 후보는 지난 6일 방송된 법정토론회에서 "혁신도시와 관련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혁신도시 지정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연두기자회견에서 소극적인 발언을 했다"라며 "이 정권이 시간을 끌면서 다음 대선까지 미루고 이용만 하려고 하면 방안이 있느냐"라고 따져물었다.


선거전 초반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있던 '조국 대 윤석열' 문제가 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재부상할 조짐이 보이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충청권 선거의 호재가 아니라는 관측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조부와 부친이 충남 공주 출신인 등 윤 총장의 뿌리가 충청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전날 충남 공주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검찰총장이 어느날 갑자기 날아갈지도 모른다"라며 "조국을 살려야 하느냐, 윤석열을 살려야 하느냐. 윤석열을 지지하려면 (기호) 2번, 조국을 지지하려면 (기호) 1번을 찍으라"고 제의했다. 정진석 통합당 공주부여청양 후보도 "(윤 총장이) 공주 출신"이라고 김 위원장에게 귀띔하는 등 추임새를 넣었다.


충청 정가의 관계자는 "홀대론을 정치인들이 인위적으로 갑작스레 불을 붙일 수는 없다"라며 "충청홀대론은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점화된 게 아니라, 지역민들 사이에서 현 정권 3년 동안 인사 소외를 받았다는 인식이 누적된데다 충청 정치의 구심점이 될만한 중심 인물이 '제거'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7년 대선 충청대망론의 중심에 있던 충북 출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이른바 '드루킹' 등에 의한 대선 불법댓글 여론조작의 집중공세를 받고 중도하차했다. 정권교체 직후에는 여권의 가장 유력한 '미래권력'으로 충청대망론의 주목을 받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탈락해 '안이박김 숙청설' 등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충청 지역민의 마음 속에 허탈함, 공허감과 함께 의구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충청 인사소외론이 쌓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대전·충남 혁신도시 관련 발언 논란에다,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조차 여당 대표가 광주·전남 구축을 공언하는 등 홀대의 구체적인 사안까지 나오니 표심이 들끓게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충남지사와 국무총리까지 지낸 이완구 전 총리가 전날 충남 보령축협 앞에서 열린 김태흠 통합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공개적으로 충청홀대론을 제기한 것도 이같은 지역민심의 바닥에 깔린 저류를 읽어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충청홀대론이 10~11일 진행될 사전투표와 이후 본투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는 지적이다.


이완구 전 총리는 전날 보령 지원유세에서 "김종필 전 총리, 심대평 전 지사, 김용환 전 대표…이분들이 (정치를) 그만두신 다음에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라며 "요즘 충청도가 정치지도에서 없어져버렸다"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권 장관급 18명 중에서 충청은 대전의 성모 라는 사람 딱 하나"라며 "충청도가 한 명이라니 내가 사무관서부터 국무총리까지 45년 동안 열 개의 정권을 봤지만 세상에 이런 정권은 처음 본다. 이런 푸대접이 어디 있으며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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