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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무늬만 극장 개봉작①]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영화들

    [데일리안] 입력 2020.05.11 08:52
    수정 2020.05.12 08:46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매주 37.3편 개봉, 대중들이 기억하는 작품은 극소수

1~2회 상영 후 막 내리는 개봉작,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영화 영화 '후계자들'(왼쪽)과 '촉산2 항마전' 포스터. ⓒ 아이아스플러스 /풍경소리

'후계자들'(4월 23일 개봉) 누적 관객수 30명, '촉산2 항마전'(4월 2일 개봉) 누적 관객수 15명.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는 영화들이다.


하지만 매년 쏟아지는 영화 개봉편수를 알게 된다면,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 2019년 새롭게 극장에 걸린 영화는 무려 1945편, 매주 37.3편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렸지만,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작품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지난 2월 1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은 2억 2668만 명, 인구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는 4.37회였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개봉작 가운데 관객수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작품은 50여 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극장 개봉편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2004년만 해도 280편에 불과했던 개봉편수는 2012년 처음으로 500편(641편)을 돌파했고, 불과 2년 뒤인 2014년에는 1000편(1095편)을 넘었다. 그 이후에도 매년 100편 이상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개봉작이 크게 불어난 것은 영화 제작 여건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영화 제작 자체가 디지털화되면서 제작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엔 영화가 거대 자본의 투자를 받은 대형 영화제작사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적은 예산으로도 누구든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대중들이 이전보다 더 다양한 영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과열된 경쟁 탓에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조차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게 하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는 한탄도 나온다.


실제로 극장들은 매주 쏟아지는 작품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영화 배급사와 극장은 개봉 시기를 놓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작품이 많다 보니 개봉작 선정부터가 쉽지 않다.


CGV 황재현 홍보팀장은 "영화관에서는 관객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에서 다양한 작품이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어느 정도 스크린을 편성해야 관객들이 최적의 조건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모든 영화가 공평한 기회를 받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관객들의 관심, 관객수의 변화에 따라 결국 2~3일, 심지어 1~2회 상영 기회만을 받은 채 조용히 사라지는 작품들이 부지기수다.


황 팀장도 "한해 1600편가량이 극장에서 상영되는데 이 가운데 3회 이내로 상영하고 막을 내리는 경우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 영화들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시간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개봉 편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영화들의 순환 주기는 짧아지고 개봉관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향후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성장과 더불어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올레TV와 같은 IPTV를 통해 단독 개봉하는 영화들도 생겨나고 있다. 영화 '공수도'의 경우 올레TV에서 단독 개봉한 뒤 CGV로 역진출하는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IPTV에서의 흥행세에 힘입어 극장개봉으로 이어지는 것은 '공수도'가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화제가 됐다.


영화관은 더이상 불어나는 개봉작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영화계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갈지는 향후 몇 년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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