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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그 남자의 기억법’ 주석태 “생애 첫 별명, 새로운 경험이었죠”

    [데일리안] 입력 2020.05.18 07:05
    수정 2020.05.18 07:0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악역 전문 배우 타이틀? 사실 선한 캐릭터가 전공 분야"

남다른 캐릭터 해석 능력, 앞으로 보여줄 변화 기대

ⓒ탄엔터테인먼트ⓒ탄엔터테인먼트

중저음에 듣기 좋은 목소리, 웃을 때 살짝 내려가는 눈꼬리를 보자니 드라마 속에서 봤던 그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괴리가 있다. 더구나 ‘악역 전문 배우’라고 불리며 최근 선보였던 여러 작품에서 매번 다른 종류의 악인을 연기했던 배우 주석태인데 말이다.


그가 악역 전문 배우로 인식된 발단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었다. 극중 전직 형사이자 작업반장 염상재 역을 맡아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의 인생캐릭터 중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에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이후 들어오는 캐릭터의 대부분이 악역이다.


“착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엄청나요. 진짜 제 전공은 선한 역할이거든요. 저를 아시는 분들은 보통 선한 캐릭터를 맡겼는데,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로 계속 악역이 들어와요. 사실 실제 제 모습과 괴리가 있어서 상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하는 거죠. 악역도 물론 좋지만, 선한 역할로 찾아주시면 연기는 더 자연스럽겠죠? 하하”


지난 13일 종영한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도 주석태는 망상에 빠진 스토커 문성호를 연기했다. 극중 편의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서연(이주빈 분)을 보고 반해 자신과 사랑한다는 망상에 빠져 스토커 짓을 시작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서연을 죽이고 정훈(김동욱 분)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인물이다.


“감독님이 주문한 건 따로 없었어요. 그저 문성호에 대한 기초 정보를 주셨죠. 사진작가 지망생인데 데뷔하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물. 사실 굉장히 밉고, 나쁘고, 세상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잖아요. 욕도 많이 먹었는데 오히려 감사해요. 의도했던 대로 표현이 됐다는 거니까요”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주석태는 ‘편토커’(편의점 스토커)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만든 인생 캐릭터의 갱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드라마에서 악역에게 이렇게 별명까지 만들어지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 중에서도 ‘악의 끝’을 보여주면서 일궈낸 특별한 경험이다.


“다들 ‘편토커’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하죠. 작품 말고도 평생 살면서 별명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학창시절에 흔히 친구들을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조차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작품을 통해서 별명을 얻게 되니까 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별명이 이런 기분이구나 싶어요(웃음)”


ⓒ탄엔터테인먼트ⓒ탄엔터테인먼트

주석태는 ‘그 남자의 기억법’에 대한 만족도를 “만점”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는 의미다. 작품에 대한 애정은 상식적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해석해 내면서 더 깊어졌다. 스스로 납득이 가능해야, 대중도 그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그렇잖아요. 문성호는 현실이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 자체가 뒤집힌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저랑 비슷한 부분을 굳이 찾아내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 했죠. 어떻게 보면 문성호는 정말 외로운 인물이더라고요. ‘등단 못한 사진작가’에 초점을 맞췄어요. 저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거든요. 예술인으로서 오디션을 봐도 돌아오는 건 무관심이었던…. 유리창을 깨고 자해하는 장면을 폐병원에서 찍었는데, 스태프들이 있으에도 달빛을 받고 앉아있는 그 당시가 진짜 외로웠어요”


주석태의 캐릭터 해석 능력은 단연 으뜸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연기에는 한 없이 겸손하다. 그는 매번 모든 걸 다 쏟아내면서도 “연기엔 늘 자신이 없다. 평생 답을 찾긴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굳이 ‘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일 수도.


그는 하나의 얼굴로도 나이와 직군을 넘나다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외적인 작은 변화를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게 자유로워지고, 안경 등의 소품으로 스마트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은 눈빛 하나로 섬뜩함과 댄디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만들어낼 수 있는 이미지가 다양하다 보니 그를 원하는 제작자들도 많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촬영을 앞두고 있고, 12월에는 연극 무대에 오를 계획이에요. 특히 올해 공연을 시작으로 안정이 되면 1년에 절반은 공연, 절반은 매체에 투자하고 싶어요. 무대는 저에게 ‘멈춰 있는 꿈’ 같은 곳이에요. 무대 배우 지망생이었는데, 우연치 않은 기회에 매체 연기를 하게 된 거죠. 초반 5~6년은 셈이 나서 공연도 못 봤어요. 나중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2006년 데뷔 이후 작은 역할이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던 주석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났다. 이젠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사실 쉬면 병이 나는 스타일이에요. 긴 무명생활 동안 생계가 어렵기도 하고, 우울증도 있었어요. 아마 그 때의 트라우마인 것 같아요. 2~3년 동안 다작을 하면서 돌아보니 제가 너무 건강을 돌보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많은 작품으로 만나기 위해 이제 억지로라도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더 건강한 연기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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