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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출마, 윤석열과 보수우파에 得인가 失인가 ?


입력 2021.06.22 08:31 수정 2021.06.22 13:09        데스크 null (desk@dailian.co.kr)

두 사람 모두 정치 신인에 대통령 병 환자 아니어서 일단 긍정적

윤석열 ‘X파일’ 돌파와 최재형 ‘소명’ 설정에 정권교체 달려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최재형의 대선 출마 결심이 선 모양이다.


그가 며칠 전 국회 답변에서 (감사원장 사퇴 후 대선 출마와 관련해) 생각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한 이후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그는 오직 나라를 위한 마음에서 대선에 나설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 보수우파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의 낙마에 대비하는 것도 출마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인품과 과거 ‘스토리’ 면에서, 역대 대선 후보 중 가장 완벽한 조건을 보이는 최재형은 나라와 윤석열을 위해 가시밭길을 걷기로 한 것인가? 윤석열을 위한다는 것도, 그가 검증 공세 등에 못 이겨 조기에 하차함으로써 반 문재인 정권 국민들의 염원인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사태를 막기 위하고자 하는 것이니 결국 나라를 위한 결정이다.


윤석열에게는 마침 악재가 겹치고 있다. 그래서 요새 친정부 언론 매체들에 돌연 화색(和色)이 도는 표변(豹變)을 구경하는 재미가 크다. 유명 언론사 논설위원 출신 대변인이 임명 10일 만에 나갔다. 지난 주말에는 윤석열에 관한 매우 흥미롭고도 이상한 여운을 주는, 그를 원래 비판적으로 보아 온 듯한 ‘보수 진영 정치평론가’란 사람의 말이 보도됐다.


“윤석열과 그의 처가 의혹이 정리된 파일을 입수했다. 방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양심상 홍준표 후보를 찍지 못하겠다는 판단과 똑같다.”


홍준표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 일파만파의 주인공 장성철은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무성(69, 6선)의 보좌관 출신으로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다. 그 파일이 왜 윤석열에 반감을 갖는, 김무성 등 야당 내 그룹의 일원으로 보이는 그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의문이다. 의도적 리크(Leak, 보고서 등 비밀 누설)로 보인다. 입수자가 그 말고도 많다고 한다. ‘쓰기에 무척 괴로운 글’이라거나 ‘무척 고통스럽고 욕먹을 수 있는 글이겠지만’이라는, 한 자락 까는 표현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윤석열과 최재형의 대선 동시 등판은 보수우파 야권에서 거물들이 경선 대첩을 벌이는 대흥행이다. 김대중과 김영삼 대결 이후 처음 보는 빅매치여서 벌써부터 흥분과 긴장이 흐른다. 해피 엔딩이 되려면, 두 사람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협조와 보완 관계를 유지해 정권교체 대의에 따르는 것이다.


그 반대(1여다야)는 정확히 여권이 바라는 바다. 굵직한 두 후보가 분열해 여권 단일 후보가 또 다시, 4년 전 문재인처럼 40대 초반 득표율로 당선돼 대깨문과 586 운동권 진보좌파가 정권을 재창출하는 구도다. 그들의 위선과 무능, 오만과 독선의 시대를 제발 1기로 마감시키고자 염원하는 국민들에게는 커다란 좌절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과 최재형이 이것을 모를 리 없다. 둘은 다 같이 정치에 막 입문하는 사람들일 뿐 아니라 대통령 그 자체가 기어코 하고 싶어서 도전하는 환자들도 아니다. 걱정보다는, 일단 ‘후보 풍년’을 즐겨도 될 만한 면면이다.


윤석열이 X파일 파도를 넘거나 그것에 묻히고, 최재형이 ‘소명’(召命,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부름을 받는 것)을 그에 따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그 걱정을 덜어줄 수도 더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단일화다. 이렇게만 되면, 윤석열+최재형은 실(失)보다 득(得)이다.


여권은 여론조사 상으로나 평판으로나 유력 주자가 윤석열 한 사람 만이었다면 X파일인지 뭔지 가지고 판을 맘껏 흔들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장성철이 페이스북에 적은 시나리오를 보면 그들의 김대업 식 작전이 손에 잡히듯 그려진다.


“예를 들면 몇몇 의혹을 미국 LA에 있는 저널선데이에서 폭로를 하고, 유튜브에서 확대, 재생산되며 김어준, 주진우, 이동형 같은 언론의 자유를 방종하고 있는 이들이 인터뷰하고, 여당 의원들이 집중포화를 퍼붓고, 윤 전 총장을 특별취재하고 있는 몇몇 언론에서 심층보도와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또 여권이 받아서 해명해라, 사퇴해라 공격하고 충분히 예상되는 그림이다.”


아주 익숙한 수순 아닌가? 장성철이 여권에 코치를 한 건지, 윤석열을 위해 진짜 걱정을 한 건지는 모를 일이다. 이준석 시대가 도래했건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이런 공작에 흔들리게 될 것이다.


X파일에 새로운 사실이 많지는 않다는 건, 이준석 등 야당 인사들이 그렇게 보고 있듯 자명한 일이다. 윤석열 자신과 그의 처, 장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가 몇 차례 이뤄졌다. 그가 검찰총장에 지명됐을 때, 이런 의혹들에 대해 집권 민주당에서 열심히 방어를 한 기록들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제 와서 수비를 공격으로 바꾸겠다니, 정말로 소가 웃을 일 아닌가?


또 윤석열의 처 김건희와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루머는 이미 ‘전설’이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 김건희의 신상과 관련된 악성 ‘카더라’가 파다하다. 더구나 결혼 전 일인데도, 그런 것 가지고 윤석열에 대해 부정적으로 나도는 얘기가 해외에 있는 필자 귀까지 들려오고 있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1등에는 이런 의혹들을 민심이 받아들이고 판단한 결과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윤석열의 돌파와 몰락의 갈림길은 여권 정치인들과 대깨문들의 파상 공세에 그와 국민의힘(입당한다면)이 얼마나 당당하게 대응하느냐가 될 것이다.


이제 야당에는 윤석열 말고도 최재형이라는(대권 도전 선언을 하고 국민의힘에도 입당한다면) 막강한 적수가 또 확보될 수도 있게 됐다. 자기들이 가진 자원은 별로 없고, 남이 가진 걸 축내야만 할 대깨문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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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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