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신 접종 필러 붓는 증상, 과도한 걱정과 억측은 무리

ⓒ

COVID 팬데믹 사태를 벗어나기 위한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가능한 최상의 효과를 지닌 백신을 최대한 많이 빨리 접종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최근 필러 시술을 받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하였을 경우 붓는 증상이 발생한다는 보고와 보도가 이어지며, 필러 시술을 받은, 또는 받을 계획이 있었던 분들의 불안감과 백신과 필러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러 시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백신은 맞아야 하고,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필러 시술을 받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게재된 보고와 검토 논문, 관련 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 들은 일관되게 필러가 일시적으로 붓는 이 현상은 “매우 드물고 생길 경우에도 조절이 가능하며 장기 합병증이 보고되지 않고 있는 부작용” 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백신 접종이 과도한 걱정과 억측으로 지장 받지 않도록 주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이로 인한 백신 접종 지연이 가져올 손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필러에 대한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서 현재 보고된 사례는 전 세계에서 수십 건 정도이다. 대부분 수일 정도 필러를 맞았던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으로, 간혹 열감이나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원인은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필러에 대한 반응은 백신들 중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에서만 발생한다. 이 면역반응은 백신을 맞았을 때 COVID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 일부 구조에 대한 우리 몸이 면역을 획득하기 위해 나타나는 염증 반응과 유사하고, 해당 단백(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수용체 저해 약물을 투여하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면역을 얻는 과정에서 반응이 일종의 오작동을 잠시 일으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자연 소실되나, 필요한 경우 그 시점의 필러의 잔존량이 많다면 분해 효소 주사로 녹여서 불편을 없앨 수 있었고, 증상에 따라 항염증 약물이나 다른 대증 치료를 시행하여 발생한 증례 모두가 잘 호전되었다.

실제로 백신 접종시 백신에 의한 국소 면역반응이 유도되는 것은 필러 뿐만은 아니다. 실제로 히알루론산의 경우만 하더라도 많은 삽입형 의료기기와 약물의 성분으로 쓰이고 있으나, 피부에 사용할 경우 밖에서 보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더 주목을 끌게 될 뿐이다. 또한 생체적합성 의료기기를 사용한 경우라 하더라도 백신 접종 뿐 아니라 전신적인 바이러스 감염, 또는 면역 반응이 심해지는 병을 앓을 때 예측하지 못한 면역 반응이 국소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문제 없이 대처가 가능한지, 다른 합병증을 만들지는 않는지 등에 따라 이해 득실을 따져 사용을 하게 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하고 객관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환자를 이해시키고 올바른 백신접종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일일 것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미 이러한 사실에 대한 자체 고찰은 물론 환자 홍보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환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글/임동진 대한피부항노화학회 수석부회장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