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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정은, 남북 연락선 복원 요청…식량문제 직접 챙겨"


입력 2021.08.03 14:57 수정 2021.08.05 09:5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中화물열차 재개 거점

'의주 방역장' 8월 중 가동 목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일방 차단으로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이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복원된 것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연락선 복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3일 진행된 국회 현안보고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연락선 복원에 호응한 배경과 관련해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수차례 친서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했으며, 판문점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 매체들이 지난달 24일 보도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 뒤통수에 '베이지색 접착물(패치)'이 식별된 것과 관련해선 "패치는 며칠 만에 제거했고 흉터가 없었다고 한다. 건강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정원 측이 김 위원장 건강이상 징후가 없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가벼운 걸음걸이 △깊숙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장면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사상 첫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을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주석단에 앉은 김 위원장이 뒤통수에 카드지갑 만한 '베이지색 접착물'이 붙어있다(왼쪽). 접착물을 뗀 자리에선 '검은 얼룩'이 확인됐다(오른쪽).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27일 사상 첫 전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을 주재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주석단에 앉은 김 위원장이 뒤통수에 카드지갑 만한 '베이지색 접착물'이 붙어있다(왼쪽). 접착물을 뗀 자리에선 '검은 얼룩'이 확인됐다(오른쪽). ⓒ조선중앙TV/연합뉴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이 직면한 식량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곡물 정산을 국가 최중대사로 강조하고 있으며, 금년 곡물 부족 사정이 악화되자 '2호미'를 '전량세대'를 비롯한 지방의 기관 기업소 근로자까지 공급했다"고 밝혔다. 2호미란 '전시 비축미'를, 전량세대란 '곡물 공급이 끊이진 세대'를 뜻한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민감해하는 곡물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고도 했다. 식량난으로 인한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적극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쌀값은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내 쌀값은 지난 6월까지 급등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 최대 2배까지 올랐다. 지난달 잠시 진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 여파로 북한 식량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하 의원이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가뭄 방지를 국가 존망의 문제로 간주하고 주민 경각심을 제고하고 있다. 하지만 7월 중순 이후 지속된 폭염으로 온열질환 환자는 물론 가축 폐사와 벼·옥수수 고사 등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또 "8월 중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예보돼 침수 예상 주민들에게 대피 지시가 하달됐으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폭우 대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로 황해북도 일대가 물에 잠긴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로 황해북도 일대가 물에 잠긴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의 한해 곡물 수요가 약 548만t이라며 "현재 100여만t이 부족한 상태이고, 재고량도 바닥"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하계 곡물인 보리와 감자 등을 약 40만t 정도 수확했다고 한다"며 "추수기까지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이 식량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통신연락선 복구를 요청하고 나선 만큼, 기존 '외부지원 거부 기조'를 접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제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실제로 국정원은 "(북한이) 북중 화물열차운행 재개 거점으로 건설 중인 의주 방역장을 8월 중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시설 확충 및 보강 공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에 나선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에 나선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TV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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