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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저항하는 아프간인들…"총격으로 2명 사망"


입력 2021.09.08 18:59 수정 2021.09.08 19: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여성 인권 시위도 확산 조짐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거머쥔 가운데 수도 카불의 현지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거머쥔 가운데 수도 카불의 현지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거머쥔 이후 숨죽여온 아프간인들이 서서히 저항의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시위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탈레반이 '무력'으로 시위대를 강제 해산 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잇따라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각)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서 벌어진 '반(反)탈레반 시위대' 중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현지 의료진은 "시위가 벌어졌던 장소에서 시신들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모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 카불에선 탈레반이 시위대를 기관총으로 위협하며 무력 진압을 시도하기도 했다. 무장한 탈레반 대원들은 공중에 소총 수십 발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총소리에 혼비백산했다. 채찍을 든 탈레반 대원이 대학 인근에서 시위 중인 여성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탈레반 집권 이후 혼란기를 맞았던 아프간에선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저항 운동이 불붙는 분위기다. 특히 외출을 삼가왔던 아프간 여성들이 이달 초부터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여성 50여 명이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후에는 수도 카불 등지에서 여성들의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아프간 하아마통신은 전날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여성들의 교육 기회와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아울러 새 정부 구성에 있어 여성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관련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 분위기에서 마무리됐지만, 카불의 여성 시위는 최루탄 및 경고사격 등으로 강제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여성이 피를 흘리는 사진이 온라인상으로 급속도로 확산돼 국제사회 우려를 낳기도 했다.


아프간 각지에서 시위가 이어지자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불법 시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부 세력에 의해 조직된 시위 역시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탈레반 경찰은 시위 관리에 대해 훈련받지 못했다"며 “언론과 시위대는 규칙을 잘 따라 달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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