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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등장하자 '고발사주→제보사주'→협박정치'


입력 2021.09.15 00:15 수정 2021.09.15 00:21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언론 인터뷰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느냐"

국정원장이 野후보자에 경고 "유례 없는 일"

윤석열 캠프 "공갈‧협박이자 국정원법 위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고발사주' 의혹 논란의 한복판에 등장하면서 사안의 성격이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애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의혹은 박 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사적 만남이 알려진 것을 계기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기 시작했다.


특히 조성은 씨가 고발 사주 의혹의 근거라고 주장하는 텔레그램 전송 고발장 화면 캡처가 박 원장을 만나기 전후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간의 이목은 '제보사주' 의혹으로 옮겨갔다.


이에 국민의힘은 14일에도 박 원장의 배후설을 파고들었다. 조 씨가 박 원장을 만나기 전날인 8월 10일 김웅 의원과의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과 '손준성 보냄' 최초고발장의 이미지 등 110개가량 파일을 다운로드한 사실 등을 근거로 제보사주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이상일 공보실장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조 씨가 다운로드한 파일을 프린트했거나 휴대전화를 통해 박 원장에게 보여줬다면 이건 중대한 문제"라며 박 원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장의 유례없는 野 겨냥 경고
"내가 입 다물어야 尹에 유리하다"


무엇보다 박 원장이 이날 윤 전 총창을 향해 던진 발언은 정치개입을 넘어 '협박정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원장은 이날 연합뉴스·경향신문 등 언론 인터뷰에서 "잠자는 호랑이 꼬리를 밟지 말라"고 공개 경고를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총장 시절) 저하고도 술 많이 마셨다"면서 "나는 윤 전 총장과 개인적인 신뢰가 있어서 한 번도 나쁘게 얘기한 적이 없는데 그런 식으로 얘기하느냐"고 말했다. 또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자기(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다"고도 했다.


박 원장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을 국회에서 내가 제일 먼저 터뜨린 사람이다. 모든 걸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윤 전 총장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선 정보기관 수장이 언론을 통해 개인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부적절하지만, 야당 대선주자를 향해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꼬리 밟은 게 아니라 꼬리 잡혀"
"명백한 정치개입이자 공갈-협박"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보기관장의 대선 개입이나 국내 정치에 대한 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면서 "검찰이나 수사기관이 빨리 결론을 내서 이런 혼란이 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박 원장이) '꼬리를 밟은' 것이 아니라, '꼬리가 잡힌' 것"이라며 "이미 드러난 자료들만 해도 정치개입의 혐의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호랑이도 꼬리가 잡히면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는데 이제는 '당신의 모든 비리를 알고 있다'며 국정원장 지위를 이용해 협박까지 하고 있다"면서 "사납게 짖는 개는 사실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 캠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도 "박 원장의 발언은 윤석열 예비후보에 대한 공갈, 협박임은 물론 국가정보원법이 금지하는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임이 명백하다"면서 "국정원장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초개처럼 버린 박 원장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박 원장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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