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 394억
‘증시하락 방어’ 개인 투자열기 주춤
“개인 선호하는 중소형주 모멘텀↓”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 받으면서 코스닥이 1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반대대매 물량도 증시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점유율이 높은 코스닥이 부진을 이어갈 경우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개인의 손실 위험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393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지난달 27일 100억원대에 머물며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28일 208억9000만원으로 증가했고 30일에는 9월 중 최고치인 31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이달 들어 200억원대를 웃돌다가 6일 다시 394억원가량으로 치솟았다.
반대매매 비중도 크게 늘었다. 미수금 중 반대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일 기준 11.3%에 달한다. 월별로는 지난 8월 4.9%에서 지난달 11.9%로 2배 넘게 뛰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가 10%를 넘긴 것은 2019년 9월(10.1%) 이후 처음이다.
반대매매가 급증한 가운데 개인의 투자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5월 사상 최대인 78조원을 기록한 뒤 증가 추세가 꺾으면서 이달 69조~70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일 24조4807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달 13일 25조6540억원 정점을 찍은 뒤 약 1개월 만에 24조원대로 내려왔다. 금융당국이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주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시 하락을 방어해온 개인의 투자자금 이탈이 점차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 규모가 커지고 이는 증시를 더 침체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 상승이 미래가치를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하락기에 수혜를 입었던 성장주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중소형 성장주들의 상승 동력이 제한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어닝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섹터 로테이션의 방향이 불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연말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은 중소형 IT, 바이오 개별 종목들도 모멘텀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설 등 글로벌 설비투자에 기댈 수 있는 중대형 산업재의 반사 수혜가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