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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형수 쌍욕 뒤에 있었던 유동규


입력 2021.10.09 07:06 수정 2021.10.09 08:57        데스크 (desk@dailian.co.kr)

형 이재선 ‘시정 개입’ 진실은 유동규 인사 문제 지적

기자들, 고인의 입 대신해줄 형수 박인복 찾아갈 필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국민의힘 게이트, 열린민주당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열린민주당TV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국민의힘 게이트, 열린민주당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열린민주당TV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이 형수에게 퍼부은 쌍욕은 그의 원죄(原罪)다.


그것은 대장동과 함께 그의 대권 가도를 가로막게 될 거대한 장애물이다. 그가 하늘의 뜻으로 그것을 비켜가 대권을 잡았을 경우, 그의 집권 5년 내내 ‘대통령 이재명은 이런 사람’이었다는 꼬리표로 부활해 그의 정책과 행동이 비판받을 때마다 그를 괴롭히게 될 것이다.


“너의 OOO O OOOOOO.”


명사와 동사는 물론 조사와 부사조차도 공식 언론 매체에서는 숨겨야 할 만큼 천하에 무식 험악하고 상스러운 조폭의 입놀림이었다. 조사와 부사만 보고도 어떤 욕이었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진보좌파 정권을 연장할 대표 후보가 되고 끝내 당선도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수치이며 국격이 땅에 떨어지는 꼴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설계로 얻어진 1조원대 개발 이익이 몇몇 사람들 호주머니 속에 들어가고 그 돈으로 또 보험, 보은, 뇌물 잔치가 벌어진 대장동 게이트가 아무리 천인공노할 비리 범죄라 하더라도 저 쌍욕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필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이 원래 그런 인물이란 평들이 있긴 하지만,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욕을 하게 됐는지 그 맥락이 무척 궁금했다. “형님이 동생의 시장 직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 청탁을 했고 어머니에게 폭언을 하고 조카도 폭행해서 그렇게 됐다”는 그의 해명이 잘 납득되지 않았다. 사실이 그랬다면 단호히 그의 요구를 거절하고 차단 조치를 취하면서 조용히 의절(義絶)하면 될 일이지 왜 형수에게 쌍욕을 한단 말인가?


의문스러웠던 그 ‘진실’이 대장동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이재명의 형 이재선이 일찍이 유동규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이재명은 이 ‘유동규 총애’ 비판을 ‘시정 개입’이라면서 극도의 불쾌감과 증오심을 나타낸 흔적이 과거 기록들에서 발견됐다.


이재선은 회계사다. 4년 전 폐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일반인들의 절세에 도움을 주기 위한다는 목적으로 작성한 블로그 <공인회계사 이재선의 책읽기>가 지금도 네이버에 ‘세금계산서를 샀습니다... 걸릴까요?’(2017년 7월 26일자) 라는 글을 끝으로 남아 있다.


동생인 성남 시장 이재명과 관련돼 눈에 띄는 그의 경력 하나는 2000년대 초 재직한 성남시설관리공단(문제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신) 고문 회계사다. 유동규가 기획본부장, 사장 직무대리로서 대장동 계획을 짠 지방 공기업에 시장의 형이 과거에 취업해 있었던 것이다. 대장동 설계는 그가 퇴사한 이후 일어난 일인데, 두 형제 사이가 이때 급격히 벌어졌다.


형제는 싸우기 전에는 같은 열성 진보좌파로서 죽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시민단체 활동, 진보신당 참여, 봉하마을 참배... 형 이재선은 동생이 시장이 되고나서부터 반(反)이재명 시민으로 바뀌었다. 시장 파워를 행사해 한 자리 주지 않아서인지 회계사로서 직업 정신을 갖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문가의 안목과 분석력, 성남시 산하 단체 근무 경력 등을 통해 그가 터무니없는 주장이나 비판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상식적인 해석이다. 그의 부인, 쌍욕 세례를 받은 바로 그 형수 박인복은 5년 전 YTN 등 매체에 나와 실명과 얼굴을 밝히고 형 측 입장을 밝혔다. 그녀의 말은 교양 있는 표준어였다. 흐트러진 머리칼이 고쳐지지 않은 모습 또한 연출되지 않은, 평범한 중산층 여성 인상을 주었다.


“애 아빠(이재선)가 동생(이재명)의 시장 취임 후 예산 운영과 인사 등용에 대해 지적했던 글이 형제 사이가 벌어지게 된 화근이었다. 형은 회계사로서 직업의식에 따라 문제 제기를 한 것이었다. 어머니, 조카와의 사건은 쌍욕 통화 한 달 후에 일어난 일이고 폭력이라는 내용도 달라 말이 되지 않는다.”


이재선이 2012년 6월 이재명의 부인 김혜경과 통화한 녹취록이 지금도 인터넷에 많이 떠 있다. 그는 이 통화에서 유동규를 이렇게 비판했다.


“유동규가 뭐 하던 사람이냐? 한양대 음대 나와서 건축사무소 ‘삐끼’ 하다가 분당에 세 개 있는 리모델링하다가 왔다. 이재명이 옆에는 전부 이런 사람만 있어요. 협박하고… 동생이 유동규를 끔찍히 사랑합디다.”


유동규는 그 2년 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선거를 도왔으며 당선 후 인수위를 거쳐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부장으로 낙점됐다. 이재명은 ‘`공영개발’ 추진의 핵으로 유동규를 11년 전에 이미 찍었던 것이다. 유동규는 그 2년 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영전, 지금 난리가 나고 있는 대장동 판을 만들었다. 이재명이 고백한 대로, 그의 설계 지침 하명을 받아서.


이재선은 회계사로서, 또 같은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재명의 측근 유동규(그리고 어쩌면 시장 이재명과 함께)가 어떤 사고를 치게 될지 직감하고 경고를 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성남시청 게시판에 그의 시정 비판 글이 자주 올라왔다. 비판을 참지 못하는 성격의 이재명은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친형이 그러자 물불 안 가리게 됐고, 급기야 정신 감정 의뢰를 받아 강제 입원시키려고 했으며 형과 동조하는 그의 부인이자 자신의 형수인 여성에게 더러운 욕을 한 사건이 이 가족 분쟁의 전말이다.


죽은 이재선은 결과적으로 유동규란 사람을 잘 알아봤다. 그는 또 동생 이재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그의 말을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은 부인 박인복이다.


대장동 게이트의 특종을 캐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취재 기자들은 그녀를 찾아가 볼 필요가 있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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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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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lly 2021.10.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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