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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량 올해 최고치…가격은 왜 안 떨어질까


입력 2021.10.19 06:13 수정 2021.10.18 17:15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이사철 10월에도 매물량 단기간 증가, 대출 규제 영향

"전세 하락 신호 아니야…입주 물량 적어 수요 꾸준"

서울 내 전세 매물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데일리안 서울 내 전세 매물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데일리안

서울 내 전세 매물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은 이달 중순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돈줄죄기'가 계속되며 전세대출 마저 막히면서 수요가 주춤한 까닭이다. 상승세도 전달에 비하면 한풀 꺾였다.


다만 이를 두고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이들은 드물다. 여전히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고, 정부가 다시 전세 대출을 풀겠다고 밝힌 만큼 수요가 순식간에 회복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9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272개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가량이 늘었다. 두달전과 비교하면 20%가 넘게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로, 2만6000개가 넘어서기는 처음이다. 전세 매물은 이달 중순부터 증가세에 있다.


10월은 가을 이사철로 전세가 빠르게 소진돼 매물이 줄어드는 것이 보통인데, 이 시기 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특이 현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맘 때도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2만건 수준을 유지하다 1만건 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전세 매물이 요 며칠 새 증가세를 보였던 것은 정부가 가계 부채 관리를 하겠다며 대출을 묶은 영향이 크다.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신규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다른 은행도 지점별로 한도에 재한을 두면서 사실상 대출이 ‘올스톱’됐다. 다만 지금은 대출 규제로 인해 피해를 본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전세 대출 등은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외에 지난 7월 여당과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2년 실거주 요건을 철회한 것도 매물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매물량이 늘고 거래가 줄면 가격이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세거래량은 10월 중순이 지난 시점이지만 2678건으로 전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실거주 요건이 철회된 것과 대출에 대한 어려움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헀다.


다만 이를 두고 전세 가격이 조정받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 입주 물량이 없다시피 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의 입주 물량은 1만3141가구로, 상반기보다 25.9%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입주 물량은 2만463가구로, 올해보다 33.7% 줄어든다.


김효선 위원은 "매물량 증가가 전세가격의 조정 신호라고 보긴 어렵다"며 "서울의 입주물량이 극히 적은데다, 매매의 경우 대출이 어려워 전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갱신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매물 부족으로 인해 전세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서울의 전세가격 변동률을 보면 10월 첫째주 0.14%, 둘째주 0.13%로 오름폭이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에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규제가 다시 재개되면서 매물은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3기 신도시와 매매가가 급등한 만큼 전세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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