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北 대변인?…외교원장, 도발묵인·훈련중단·제재완화 촉구


입력 2021.12.01 12:29 수정 2021.12.01 21:0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싱크탱크 주최 세미나서

"우리가 北의 핵포기 기회

박탈하고 있는 건 아닌가"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윌슨센터 주최 포럼 및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윌슨센터 주최 포럼 및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워싱턴 한복판에서 북한의 군사도발 묵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했다.


3가지 사안이 북한이 대화재개를 위해 요구해온 △이중기준 철회 △적대정책 철회와 맞물려 있는 만큼, 사실상 '북한 대변인' 역할을 자처한 모양새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홍 원장은 30일(현지시각)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북미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경제력이 북한보다 600배 강하고 핵무기도 300배 보유한 미국이 북한에 과연 핵 포기할 기회를 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리가 그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바이든 행정부가 관용 있게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북한에 핵 포기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르바초프가 되려고 나섰는데 우리가 오히려 스탈린이 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북핵 협상 교착의 책임이 미국과 한국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北 단거리 미사일 묵인 촉구
美 전문가 "살인 안 했다고
강도질하는 걸 잘했다고 하나"


홍현익 원장은 같은날 진행된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의 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재확인했다.


이중기준 철회란 북한의 신무기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말고 '통상적 국방력 강화 행위'로 인정해달라는 뜻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개발'을 한국의 '합법적 무력증강'과 동등하게 간주해달라는 억지주장인 셈이다.


그는 "우리도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미사일을 개발한다"며 "(북측이) 우리와 상응하는 정도 사거리의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랬듯, 그것을 인정해 준다는 게 아니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불법적 신무기라도 단거리라면 협상 진전을 위해 눈감아 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장거리 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안 했다고 칭찬하는 건, 오늘 살인을 안 했다고 강도질하는 걸 잘했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북한이 소형 전술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로선 북한 단거리 미사일에 더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홍 원장도 "(북한이) 500㎞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19일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달 19일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노동신문
연합훈련 유예 및 스냅백 전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도 제기
美전문가 "누가 제재 위반했나"


홍 원장은 연합훈련 유예 및 제재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협상 중에는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가 전제돼야 한다"며 "훈련을 하더라도 1부 훈련은 방어 훈련이고 2부는 반격 훈련이다. 북한 입장에서 2부 훈련은 북한을 점령하는 내용이 있어서 굉장히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 2부 훈련은 생략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이 안 되면 (연합훈련은) 그래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장은 대북제재와 관련해선 "북한에게 벌을 주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 행동을 바로잡고 북한이 핵문제에 있어 국제사회 여망에 부응하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지금은 벌주는 것 하나만 남았다. 오히려 북한이 제제를 대북 적대정책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재를 좀 완화시켜주는 방향으로 가면서 비핵화를 촉진하는 진정한 목적을 되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제재를) 그냥 완화시켜 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시 제재를 가하는(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제도를 통해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진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누가 테러를 했고, 누가 안보리 결의를 어겼느냐"며 "북한의 적대적 정책이 현상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잘못된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제재완화라는 '보상'을 선제적으로 제공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철조망 너머로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철조망 너머로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khs 2021.12.02  12:33
    할 짓이 없어서 북조선 대변인? 등신 하나 더 추가요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