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양광·풍력 보급실적 첫 감소세
4년만에 재생에너지 입지 포화상태 직면
"국내 여건상 신재생 맞지 않는다" 지적↑
임야 태양광.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2017년 에너지 전환을 선언한 이래 매년 급증하던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실적이 지난해 첫 감소세로 전환했다. 입지 확보 어려움, 규제 강화, 경제성 하락 '3중 악재'에 발목 잡힌 재생에너지 보급이 4년 만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발전량 대비 가장 많은 단위면적을 차지하는 태양광이 더 이상 대규모 입지를 확보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무탄소 전원 확보가 절실한 정부 입장에서는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한 해의 재생에너지 보급실적이 태양광 4.4GW, 풍력 0.1GW, 기타(바이오 외) 0.3GW 등 총 4.8GW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재생에너지 보급실적 추이를 보면 2018년 3.6GW, 2019년 4.5GW, 2020년 5.3GW 등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처음 하락세로 꺾였다.
재생에너지 설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 설비 보급의 감소 여파가 가장 컸다. 태양광 설비 보급실적은 2018년 2.6GW, 2019년 3.9GW, 2020년 4.7GW 등 매년 증가해오다가 지난해 4.4GW를 기록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산지 태양광 보급실적은 2020년 1.2GW에서 2021년 0.8GW로 무려 0.4GW나 감소했다. 무분별한 산지 태양광 설치는 산지 훼손과 산사태 등 재해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가 입지규제 등을 강화한 여파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지 태양광 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REC 가중치가 1.2에서 0.5로 축소된 것이 태양광 보급 감소에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며 "경사도 허가기준이 25도에서 15도로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격거리 규제가 강화된 여파도 컸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산지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지형 특성상 지자체의 이격거리 규제로 산지를 제외하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은 1% 내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지 태양광 입지를 규제하고 REC 가중치를 줄인 조치는 결국 정부 스스로 우리나라 지형상 태양광 사업을 하기에 적절치 않음을 인정한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국토의 72%가 산지다. 발전량 대비 가장 많은 단위면적을 차지하는 태양광은 더 이상 대규모 입지를 확보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미 캘리포니아대와 중국 칭화대 등 공동 연구진이 최근 네이처에 발표한 '세계 태양광과 풍력 안정성의 지리적 제약'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사량, 풍속, 국토 면적 등 태양광·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이 불리해, 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안정성이 세계 42국 가운데 최하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풍력 실적 역시 반토막이 났다. 2018년 200MW, 2019년 200MW, 2020년 200MW 등을 기록한 풍력설비 보급실적은 지난해 100MW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허가절차의 어려움과 주민수용성 문제가 거론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시 10개 부처, 29개 법령 등 풍력 인·허가절차가 부처별로 복잡하고,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장기간 소요돼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로 풍력 인허가 기간은 해외가 약 3~4년인데 비해 국내는 약 5~6년으로 2배가량 더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REC가중치 상향(1.0→1.2) 등에 따라 2020년보다 착공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풍력설비 보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했다.
이외 바이오 등 기타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실적도 2018년 900MW, 2019년 400MW, 2020년 500MW, 2021년 300MW 등 감소세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면서 향후 폐기될 태양광 패널 처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거세지고 있다. 태양광 패널 수명이 평균 20년이고 국내 태양광이 2002년부터 보급된 것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 태양광 폐모듈이 집중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산업협회는 폐모듈 발생량을 2023년 988t, 2028년 9632t, 2033년 2만8153t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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