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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인터뷰] "현대차·보스턴다이내믹스, 로보틱스 협업 기대"


입력 2022.01.10 13:00 수정 2022.01.08 20:34        라스베이거스(미국) =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현동진 현대차 상무·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회장 인터뷰

"모베드 모듈 양산 2년 걸릴 것…PnD 모듈은 공용화가 핵심"

로봇 안전 규제에 "정부와 현대차가 충분히 소통할 것으로 믿어"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가 1월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내 CES 2022 현대차 부스에서 전시된 서비스 모빌리티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가 1월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내 CES 2022 현대차 부스에서 전시된 서비스 모빌리티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의 모베드, PnD 모듈에 앞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이 반영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는 첨단 기술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연일 북적였다. 그 중심엔 현대차의 야심작 PnD·모베드가 있었다.


PnD 모듈 상단에 옷장을 탑재하면 의류를 운반하는 '서비스 모빌리티'가, 제품을 담는 통을 장착하면 '로지스틱스 모빌리티'가 되는 이 기술은 결합하는 플랫폼(기기)에 따라 크기와 개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어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을 받았다.


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도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바디를 수평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이 담긴 일명 '로봇 개'라 불리는 스팟(Spot)과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Atlas)도 전시관 안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현대차 CES 2022 전시관 흥행을 이끈 장본인인 PnD와 모베드 개발을 총괄한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와 스팟·아틀라스를 만든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 겸 회장은 4일(현지시간)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의 미디어 컨퍼런스가 끝난 후 간담회를 가졌다.


현 상무는 "PnD와 모베드는 현대차의 작품"이라며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활발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인력 교류와 공동 연구 등의 주제를 찾아 기획하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하든 단계여서 협력이 반영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더 반영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2023~2024년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소통과 지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에도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상무는 모베드 모듈 양산 시점을 2년 뒤로 내다봤다. 그는 "로보틱스는 아직까지는 성숙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의 상황과 고객의 니즈 등을 고려해 양산 시점을 결정하게 돼 있다"면서 "모베드의 경우, 내구, 안전,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양산 시점이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산에 앞서 기술 표준화가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현 상무는 "PnD 모듈은 공용화가 핵심이다. 어댑터도 공용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댑터를 내가 움직이고 싶은 물건에 낄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통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의 경우 길이, 즉 차량의 윤거가 바뀔 수 있다. PnD의 경우 너비도 바뀐다. 길이와 너비가 모두 바뀌고 바퀴를 몇 개 쓸 것인지는 고객이 결정한다. 필요한 운전 파워에 맞춰 바퀴를 얼마나 사용할지를 결정하면서 자신만의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콘셉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제품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 상무는 "규제와 법규는 새 기술이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퍼져 가는 과정에서 장애가 되는 면도 있지만, 때로는 안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 대해 한국 정부와 현대차가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로봇하는 입장에서도 안전해야 한다는 점을 기술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입증된 데이터로 정부와 소통하고, 고객에게 좀 더 많은 수혜를 준다는 것들이 확인되면 정부 입장에서도 훨씬 더 (기업과) 대화하기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이 1월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내 CES 2022 현대차 부스에서 전시된 아틀라스(좌측), 스팟(우측)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이 1월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내 CES 2022 현대차 부스에서 전시된 아틀라스(좌측), 스팟(우측)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이에 대해 "비행기, 자동차 등 오래된 산업의 경우 기존 규제가 많이 있었지만 로봇은 새로운 산업이다 보니 규제가 전무하다시피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대관을 담당하는 직원 채용을 진행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로봇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이 앞으로 필요한 지 고민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아틀라스가 굳이 인간형 로봇으로 제작돼야 하냐는 의문도 나왔다. 현 상무는 "휴머노이드(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가 꼭 필요하냐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들도 많은 것을 안다"면서 "엔지니어로서 말하면 최근 머신 러닝이 이뤄지면서 인간으로부터 배우려는 강화 학습이 많이 생기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강화학습에서 강점이 있을지 생각해 볼만한 주제다"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뿐 아니라 전기차 선두 업체인 테슬라도 개발중이다. 테슬라는 지난 8월 카메라와 AI(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테슬라봇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테슬라 휴머노이드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없지만, 잘 해낸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로봇을 살까' 묻는 것이 아니라 '어느 로봇을 살까'라고 질문하게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를 만든 작업을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테슬라가 얼마나 빨리 우리를 따라잡을 지 궁금하고 재미있다. 만약 내년에 한다면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CES에서 화두가 된 메타버스(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와 로보틱스와의 관련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현 상무는 "로보틱스 입장에서 바라보는 메타버스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한 종류"라며 "로보틱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반반 섞여 있어 CPS(가상물리시스템)이라는 개념을 이뤄간다. 메타버스도 CPS 하나의 콘셉트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테슬라의 FSD(자율주행기술)를 보면 데이터를 모아 임베디드 단에, 차량 단에 센서의 개수나 라이더를 없애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에 있고, 로보틱스는 실제 세계에 있는데 이 두 개의 세계를 어떻게 이어보겠다는 야심있는 비전이자 초기 단계(initial stage)가 아닐까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스팟에 센서를 많이 달아 다른 장소로 보내고, 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다른 환경에 적용하는 것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직접 하기 보다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자 하는 회사에 스팟을 공급해 도움을 주고 있다. 12~15개 고객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현 상무와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공통 관심사인 로봇 기술을 통해 인류를 위한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 상무는 "현대차·기아 전동스쿠터나, 조끼형 착용로봇, 의자형 착용로봇, 의료용 착용로봇, DAL-e(달이), 최근 공개한 모베드를 비롯해 많은 제품과 기술들이 현대차 안에 내재화 돼있다"면서 "로보틱스라는 이름 하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금 더 나은 고객의 삶, 우리의 삶을 이뤄가는 기반이 되는 사업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마크 레이버트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상업과 생산에 포커싱돼 있는 기술들을 상업, 생산 현장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고, 미래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현대차와의 협업에 대해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현재와 미래에 대한 R&D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과 생산을 하거나 대량 양산을 하는 데 제조 역량이 있음을 느낀다"면서 "유지 및 보수하는 많은 역량을 보여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동진 박사(상무)처럼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자체적인 역량을 키워 왔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톱 리더십에서도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많은 지원과 관심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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