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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PD들④] 조우리 PD, ‘이머전시’로 조명한 힙합의 반전 매력


입력 2022.01.13 11:02 수정 2022.01.13 09:0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10주년 프로젝트를 재미나게 기념하고 싶었다, 기분 좋게 음악 이야기할 장르로 시트콤 선택”

“래퍼들 고민 다뤄보고 싶었다…직접 들어보니 멋진 래퍼들도 많더라.”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티빙ⓒ티빙

최근 티빙을 통해 공개된 ‘이머전시’는 ‘Dr. 양 멘탈케어센터’라는 병원을 배경으로 래퍼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감춰진 고민을 다루는 힙합 메디컬 시트콤이다. Dr. 양 멘탈케어센터를 찾는 래퍼에 따라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주며 지친 래퍼들을 위로했다. 엠넷 ‘퀸덤’ 등을 연출한 조우리 PD가 연출을 맡았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틀은 시트콤이지만, 병원을 찾아 털어놓는 래퍼들의 고민만큼은 실제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오가며 웃음과 진지한 고민을 동시에 유도하는 것이 ‘이머전시’만의 매력이었다. 이는 조우리 PD의 다양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였다. 티빙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장르적으로도 차별화를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10주년 프로젝트를 재미나게 기념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모큐멘터리 형태를 생각했는데, 조금 다른 방식은 없을까 생각을 해봤다. 불안기에는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을 좋아하시지 않나. 과거 시트콤들이 새롭게 유행을 하고 있다. 더불어 웃음이 많이 없는 시기라 모큐멘터리를 통해 음악 이야기를 깊게 하면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실 것 같았다. 기분 좋게 음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떠올린 장르였다.”


배우 겸 래퍼 양동근과 배우 김희정이 중심을 잡기는 하지만, 카더가든과 뱃사공, 마미손과 매회 등장하는 다양한 게스트들은 대다수가 연기는 물론, 예능 경험도 많지 않은 래퍼들이었다. 그러나 연기는 서툴 수 있어도, 꾸며내지 않은 그들의 진짜 속내가 남기는 여운이 오히려 ‘이머전시’만의 색깔이 됐다.


“의외로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래퍼들이 많았다. 짐작을 해보자면 그들은 자기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장르 간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연기를 통해서도 충분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여긴 것 같다. 가상의 설정을 원하지 않은 분들께는 상담을 하러 오셔서 이야기를 털어놔 달라고 했다. 대부분 극 중 인터뷰 내용들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진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했다. 또 사전에 대화를 나눠 역할과 수위에 대해 조절을 하기도 했다.”


ⓒ티빙ⓒ티빙

이러한 날것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TV 프로그램과는 다른 촬영, 편집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리허설과 본 촬영의 경계를 허물거나, 그들이 즉흥적으로 펼쳐놓는 애드리브를 그대로 살리기도 하는 등 조 PD는 이번 콘텐츠를 통해 틀과 형식을 과감하게 깨보기도 했다.


“촬영 방식은 내가 하던 대로 예능적으로 했는데, 그건 잘한 것 같다. 드라마는 신 바이 신으로 잘라 촬영을 하거나 카메라를 여러 대 두고 찍기도 한다. 또 테이크를 여러 번 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날것의 에너지를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한 테이크로 촬영을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테이크를 거듭하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그들의 편안한 모습을 담기 위해 리허설인 것처럼 촬영을 하기도 했다. 즉흥적으로 랩을 하고, 상대가 당황해하는 장면을 담기도 했다. 래퍼들의 에너지가 예능적인 리얼리티를 살린 부분도 컸다.”


‘이머전시’에서 래퍼들은 ‘쇼미더머니’와 힙합계에 대해 거침없는 토크를 선보이는가 하면, 음악에 대한 자신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진정성은 약화되지 않게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고,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래퍼와 힙합에 대한 편견이 조금 사라졌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조 PD 또한 힙합의 다른 측면을 보여준 것에 만족했다.


“1회부터 10회까지, 각 회차마다 힙합에 대한 테마들을 건드려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힙합계에서 화두가 될 만한 이슈들도 다뤄보면 좋을 것 같았다. 힙합에 대해 엄청난 팬은 아니지만 그래서 다른 면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작부터가 ‘힙합 하는 사람은 왜 저럴까’였다. 복작복작 캐릭터 플레이를 하면서 ‘이런 고민이 있어. 이런 고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라는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들어보니 멋진 래퍼들도 정말 많았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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