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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사람은 ‘왜 아플까’…현상 치료보다 원인, 인슐린 저항성이 뭐길래


입력 2022.02.17 09:05 수정 2022.02.17 15:57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책 표지 ⓒ북드림 제공

우리는 흔히 몸이 아프면 약, 심하게 아프면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 가면 체온을 낮추고 콧물을 멈추게 하고 위나 장의 염증을 없애고 혈압을 내리고 당뇨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처방해 주거나 수술이나 시술 등 조치를 실행해 준다. 염려스러운 현상을 치료해 준다.


신장 전문의이자 인슐린 전문가 벤저민 빅먼은 왜 만성 질환의 원인을 찾지 않고, 왜 원인에 대한 근본적 치료를 하지 않느냐며 개탄한다. 사람은 ‘왜’ 아플까에 대해 탐구하고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생물 에너지학 박사인 빅먼은 심장 질환, 암, 뇌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등 만성 대사 질환과 노화의 공통적 원인이 점점 강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여러 질환의 원인이 하나로 수렴한다는 주장도 귀를 솔깃하게 하지만, 생소한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어구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도대체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게 뭐길래, 많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환들의 공통 원인이라는 걸까.


벤저민 빅먼이 쓴 책 ‘왜 아플까’(이영래 옮김, 황성혁 감수)를 참고하면,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에 대한 우리 세포의 반응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당분(포도당)을 섭취했을 때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이 있어야 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혈당이 에너지 원료로 원활히 전환되지 못하면 혈당치가 높아진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다는 것은 혈당을 에너지 원료로 바꾸는 동일한 기능을 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한 몸 상태다.


따라서 여러 원인에 의해 내 몸 세포에 인슐린 내성이 생겨 저항성이 높아지면, 기존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므로 혈중 인슐린 수치가 상승하거나(고인슐린혈증)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기존 분비량으로는 부족한 결과가 돼 고혈당이 된다(제2형 당뇨병)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드는 궁금증, 내 몸이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상태인지 아닌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다음 질문에 해당 사항이 있는지 답해 보자.


- 복부에 지방이 많은가?

- 혈압이 높은가?

-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가?

-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가?

- 몸이 잘 붓는가?

- 목, 겨드랑이, 기타 부위에 피부 착색이나 쥐젖이 있는가?

- 인슐린 저항성 또는 제2형 당뇨병을 지닌 가족이 있는가?

- 다낭 난소 증후군(여성) 또는 발기 부전(남성)이 있는가?


빅먼 박사에 따르면, 이 모든 질문이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 있다. 심지어 한 개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 확률이 높고, 두 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거의 확실하다고 한다.


책 ‘왜 아플까’에는 다양한 질환과 인슐린 저항성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설명돼 있다. 방대한 양의 연구를 수집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인슐린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더불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방법을 소개한다. 수술이나 약물이 아니라 식사법, 수면 시간과 같은 생활방식 등 일상의 습관을 바꾸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20분마다 잠깐씩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수명도 길어지고 동안이 각광 받으면서 ‘안티 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대, 솔깃한 얘기가 있어 끝으로 소개한다.


“노화는 세포가 스스로를 보충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결과인데, 그 메커니즘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인슐린과 장수의 관계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슐린 작용을 늦추면 세포가 50% 오래 생존하는 것이 확인되었다.”(89쪽)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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