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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安측,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


입력 2022.02.28 14:29 수정 2022.02.28 14:29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협의 내용·전권 대리인 여부 두고 공방

安측 "전권대리인 없어 …협상 일지는 허위 조서"

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정치분야)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려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서로 지나쳐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의가 사실상 결렬된 데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28일 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지속했다.


다만 국민의당이 향후 단일화 가능성에 명확히 선을 그은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 후보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내용조차 허위, 과정"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양측의 대리인이 전권을 가지고 단일화 협상을 시도했으며, 최종 합의 단계까지 갔으나 후보 회동 일동 조율을 앞두고 안 후보 측이 '결렬'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전권대리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그는 "전권을 갖고 협상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전권을 갖고 협상에 임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며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고, 윤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사퇴하라는 입장을 갖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만났는데 무언가 협상한다는 것이 말로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전날 협상테이블에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방안이 오르지 않았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국민의당 측 '전권대리인'으로 지목된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아예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공개한 '단일화 협상 일지'를 전면 부정했다.


그는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 조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까발리는 건, 정치 도의와 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힘이) 마치 안철수 후보가 이중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일지를 일방적으로 작성해 공개했다"며 장제원 의원과의 만남은 "국민의힘이 의견이 뭔지 확인해 보려 했던 것"이라고 했다.


尹측 "전권 없는 사람이 새벽까지 협상?…'이유 없다'며 협상 결렬시켜"


국민의힘 측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의아한 게, 전권 대리인도 아니고 그쪽에서 말하는 대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나온 사람이면 왜 새벽까지 협상하냐"며 "이번에도 지지율 격차를 보면 (협상안이) 파격적 예우였는데 나중에 갑자기 파기한 걸 보면 국민의당이 이걸 뛰어넘는 제안을 기대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제시한 것 이상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판단은 저희 영역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도 KBS 라디오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선대본부장이 후보와 의사 연락 없이 협상장에 나올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제원, 이태규 채널이 가동돼 여러차례 통화, 만남을 통해 합의안과 추가 합의안까지 도출됐다"며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저희가 다 수용했다. 그래서 합의문이 만들어졌는데 그쪽에서 거부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권 의원은 "기대했는데 갑자기 이 본부장이 장 의원에게 '없던 걸로 하자'고 선언했고, 이유가 뭐냐고 했는데 '이유는 없다',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당으로 돌렸다.


다만 국민의힘은 대선 직전까지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유화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어려워진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야권통합과 단일화의 끈을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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