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학생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질문을 올린 학생이 퇴실 조치된 것을 두고 네티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에펨코리아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체방에 질문했다가 퇴실 된 대학생'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서는 한 대학교 기숙사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캡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대화는 학생 A씨가 "기숙사 따뜻한 물 왜 안 나오나요? 봄맞이 이벤트인가요?"라는 말을 적으며 시작됐다.
채팅방에 있던 사감은 "방재실에 연락해 즉시 점검하도록 조치했다"며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사감은 이어 "아울러 개강 초부터 이미 여러 차례 사감과 근로학생 외에 (단체 채팅방에서) 말하지 말라는 지시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식 발언을 한 점, 그리고 이전에 동일한 사례로 이미 20점의 벌점을 받은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A 학생에게도 벌점 20점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A씨는 "이 정도 의사표시는 가능한 거 아니냐. 기숙사가 군대도 아니고"라면서 "사감님께서 장난으로 받아들이셨다면 죄송하지만 저는 찬물이 나와서 샤워실에서 불상사를 겪는 학우가 없도록 최대한 빨리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사감은 A씨의 항의에 재차 벌점 40점을 부여하며 퇴실을 통보했다. 그는 "벌점 40점 추가 부여하겠다"라며 "내일 퇴실서류 작성 관련해서 알려드릴 테니 개인 톡 해달라. 불편 사항이나 문의 사항이 있으면 공지 방이 아닌 개인 톡으로 문의해달라"고 했다.
이후 A씨는 사감을 향해 거센 항의를 이어갔다. A씨는 "ㅋㅋ재밌네", "여기가 당신 왕국이냐", "카톡 한다고 퇴실시키는 건 무슨 심보냐", "사감아, 나이 먹고 군대놀이하니까 재밌겠다" 등의 발언을 한 뒤 채팅방을 나갔다.
상황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단체 채팅방에서 말하지 말라고 공지했으면 지켜야 한다"며 A씨가 잘못했다는 측과 "사감의 조치가 과했다"는 측이 맞선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불편, 불만 사항은 개인 톡 하라는데 굳이 말 안 듣고 공지 카톡방에 말해서 공지 위로 밀어내는 건 잘못됐다"고 A씨를 비판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하찮은 권력 잡았다고 말 두 마디에 퇴실시키는 건 부조리"라며 사감의 조치를 지적했다.
학교 측은 이와 관련해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공지가 전달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수백 명의 학생이 있다. 개인적인 말을 하지 말라는 건 여러 차례 전달돼 학생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던 내용"이라며 "기숙사 규정상 사감의 지시를 불이행하면 벌점 20점을 부여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숙사는 벌점 30점을 받으면 퇴관 조치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