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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연예인 2세’에겐 자연스러운 기회?…가족 예능의 그늘


입력 2022.05.13 13:02 수정 2022.05.13 10:3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호적메이트’ 이경규-딸 이예림 출연, 시청자 호불호

연예인 일상 관찰을 넘어, 그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담아내는 가족 관찰 예능이 늘어나면서 스타들의 가족, 2세들의 출연도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들의 출연이 연예계 데뷔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연예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방송에 출연하고 나아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회들을 획득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에 방송인 이경규와 그의 딸 이예림, 사위 김영찬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재미 여부를 떠나 다른 듯 닮은 본격 남의 집 형제·자매를 탐구하는 ‘호적메이트’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MBC 캡처 ⓒMBC 캡처

이로 인해 ‘호적메이트’만의 차별점을 잃게 되면서 연예인 가족의 일상을 담는 여느 관찰 예능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배우로도 활동 중인 이예림은 데뷔 전에 출연한 ‘아빠를 부탁해’를 시작으로 ‘예림이네 만물트럭’을 거쳐 ‘호적 메이트’에 이르기까지. 아빠 이경규와 여러 차례 예능에 함께 출연하면서 더욱 반감을 사기도 한다. 배우 지망생 또는 신인은 방송에 얼굴 한 번 비추기 힘든 현실을 생각하면, 결국 이러한 캐스팅은 ‘가족 예능’이라는 이름의 특혜와도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때는 스타가 연예인을 꿈꾸는 자녀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과거 이경실과 함께 ‘유자식 상팔자’에 나왔던 아들 손보승이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이며, 박남정의 딸 박시은 또한 배우 데뷔 전에는 아빠와 함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얼굴을 알렸다. 지난 2015년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에도 이예림은 물론, 조재현과 강석우가 배우 지망생인 딸과 함께 출연을 했었다. 다만 여러 차례 ‘특혜 논란’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대놓고 2세를 홍보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최근 관찰 예능, 특히 가족 예능이 예능가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다시금 연예인 2세들의 방송 진출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호적메이트’는 물론, 현재 방송 중인 KBS2 ‘자본주의학교’에는 윤민수의 아들 윤후와 현주엽의 아들 현준욱·현준희 형제가 출연하고 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한 방송인 샘 해밍턴과 그의 아들 윌리엄, 벤틀리는 ENA ‘해밍턴가 꿈의 옷장’을 통해 다시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 축구선수 겸 방송인 이동국의 딸 재시, 재아를 비롯해 봉중근의 아들 봉재민, 이형택의 딸 이민아 등이 출연하는 ‘슈퍼 DNA 피는 못 속여’, 전 야구선수 이종범과 아들 이정후, 전 체조선수 여홍철과 딸 여서정 등 스포츠 패밀리가 출연하는 ‘우리끼리 작전:타임’까지. 스포츠 스타 2세들까지 범위를 넓히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진다.


물론 연예인 지망생들이 출연해 대놓고 인지도를 쌓는 이전의 흐름과는 분명 다르다. 경제 또는 스포츠 등 특정 분야에 매진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발굴하는 등 기존의 의미 없는 관찰 예능과 궤를 달리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출연이 연예계 데뷔로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들이 방송 출연을 통해 새로운 기회들을 접하게 되면서 시청자들이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이동국의 딸 재시가 파리 패션위크 런웨이에 오르면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모델로는 아무런 경력이 없는 재시가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을 통해 쌓은 인지도가 바탕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재시를 모델로 세운 브랜드 블루템버린 이건호 대표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을 하기도 했으나, 네티즌들은 재시가 공개 오디션을 거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갑론을박을 이어갔었다.


이 외에도 방송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만나는가 하면, 방송 출연을 통해 쌓은 인기를 바탕으로 광고에 출연하기도 한다. 최근 ‘부모 찬스’로 입시, 취업 등의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는 자녀들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쉽지 않은 기회를 얻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운 일일까. 2세 예능들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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