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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뱅 임영웅 순위농단 의혹, 진짜 해명은?


입력 2022.05.23 07:07 수정 2022.05.23 06:56        데스크 (desk@dailian.co.kr)

ⓒKBS 화면캡처

1위가 당연하게 여겨졌던 임영웅이 ‘뮤직뱅크’에서 2위로 밀려난 사태 이후 벌써 1주일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해당 프로그램 또는 방송사 측에선 의미 있는 해명을 안 하고 있다.


물론 입장이 나오긴 했다. 그런데 너무나 부실해서 정상적인 해명이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뮤직뱅크’ CP가 방송횟수 비중이 20%라며 5월 2일부터 8일 사이에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KBS 콘텐츠에 방송되지 않아 0점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에서 KBS국민패널 176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중가요 선호도’ 조사에서 이 노래의 응답률이 0%가 나왔다고 했다.


이 해명에선 가장 핵심적인 문제 중의 하나인, 신인그룹이 어떻게 방송점수를 5348점이나 받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다. 임영웅이 역대 솔로 음반 판매 신기록을 세우면서 받은 음반 점수가 5885점인데, 신인그룹 노래가 어느 정도로 방송이 됐길래 5000점 이상을 받는다는 말인가?


그리고 방송점수를 얼마 받았건 간에 비중이 20%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반영되는 건 100점 만점에 20점일 텐데, KBS 방송 전체를 도배하지 않는 이상 어차피 방송 점수 만점은 못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인그룹 노래가 몇 번 나왔다고 해도 그 노래가 최종적으로 획득할 방송점수는 100점 만점에 20점 미만일 텐데, 임영웅이 역대급 기록을 세운 상황에서 그 정도 차이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리고 선호도 조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의 응답률이 0%가 나왔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이 노래에 대해 그런 선호도 조사 자체기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애초에 신곡은 선호도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뮤직뱅크’ 순위조작 의혹 사태는 이제 대국민 거짓말 의혹으로까지 확산된다. 중대한 사안인데 여기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거짓말 논란은 또 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KBS에서 방송된 적이 없었다고 했지만 집계기간 동안 라디오에서 세 번 선곡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대해선 ‘뮤직뱅크’ 측에서 추가 해명했다. 라디오 부문은 KBS Cool FM의 7개 프로그램만 집계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 말이 진위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설사 그 해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방송점수가 운에 좌우되는 복불복이란 말인가? 똑같은 KBS 라디오인데 어느 프로그램이냐에 따라서 점수가 있기고 하고 없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 점수표를 보면 방송점수가 1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앨범 100만 장보다도 중요한 부문인데 그게 복불복이다? 사실이라면 코미디고 아니라면 이 역시 대국민 거짓말이다.


이렇기 때문에 ‘뮤직뱅크’ 측 해명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인그룹의 노래가 어떻게 방송점수 5348점을 받을 수 있었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의혹이 제기되고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관련 해명이 없는 것은, 입장이 너무 궁색해 도저히 설명할 논리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불러일으킨다.


이건 어느 가수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음악방송의 신뢰성 문제이고, 대국민 거짓말 논란으로 번진 후엔 그들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가늠하는 사안이 됐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해서 하지도 않은 선호도 조사를 했다고 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아주 우습게 봤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선호도 0% 노래로 규정해 임영웅에게 2차 가해를 한 게 된다.


이번에 국민가수 임영웅이 관련돼 일이 커졌다. 그동안 임영웅 같은 대스타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를 당하고도 조명을 받지 못한 가수가 많을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순위시스템의 신뢰를 확보해서 앞으로는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제작진이 과연 국민을 우롱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혀야 앞으로 방송계가 국민 무서운 줄을 알게 될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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