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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01)] ‘나상현씨밴드’의 유쾌한 위로


입력 2022.05.25 13:10 수정 2022.05.25 13: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지난 2014년 데뷔한 나상현씨밴드(보컬·기타 나상현, 베이스 백승렬, 드럼 강현웅)는 늘 새로운 음악, 듣기 편한 음악으로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쉬지 않고 음악을 내놓는 덕에 ‘다작밴드’라는 별명이 붙기도 할 정도로 성실한 이들의 음악 속에는 늘 건강한 위로도 담겨 있다.


지난달 25일 발매한 신곡 ‘시트콤’(SITICOM) 역시 그렇다.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과 힘을 주는 가사를 담으면서 유쾌한 위로를 준다. 사운드적으로는 재미있는 요소들을 배치해 듣는 재미까지 더한다. 일상에서 찾는 소소한 즐거움 같은 나상현씨밴드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거부감이 없다.


ⓒ재뉴어리 ⓒ재뉴어리

-지난 2020년엔 멤버의 탈퇴가 있었는데요.


상현) 기타 멤버 이진우 씨가 취업을 하게 되면서 더 이상 활동을 같이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탈퇴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너무나 아쉬운 마음을 갖고 앞일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헤어져서, 아직도 자주 만나고 이야기 나누며 지내고 있습니다.


-멤버 탈퇴 후 팀의 색깔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상현) 아무래도 공연장에서의 멘트나 유튜브 콘텐츠에서의 잔망 등 팀 내 예능적인 부분을 많이 담당하던 친구이다 보니 나머지 멤버들이 예능감을 더욱 키워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웃음). 전체적인 팀 색깔에서는 조금은 더 진지하게 음악을 해나가자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밴드 결성 초창기와 현재, 음악 장르의 색이 매우 다양해진 것 같아요.


상현) 크게 의도했다기보다는 매번 새롭게 좋아하는 음악들을 접하면서 하고 싶은 음악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색의 음악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어떤 하나의 장르로 저희의 음악을 한정하는 게 저희가 나상현씨밴드를 표현하는 데 있어 오히려 제약이 되진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면서 아예 더 다양한 것들을 해보자는 방향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벌써 데뷔 7주년이 됐어요. 그때와 지금,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달라진 부분은?


상현) 음악을 만들 때와 공연할 때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그저 제가 즐거운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는데 이제는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것 같습니다.

승렬) 초심을 다소 잃은 점. 나아가 신체적 노화 역시 달라진 점 같습니다.

현웅) 일단 요즘은 옷을 항상 똑같이 맞춰입지는 않는 다는 점. 초심을 조금 잃기를 잘했다고 느낍니다.


-지난달엔 신곡 ‘시트콤’도 나왔죠.


상현) ‘시트콤’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시트콤처럼 유쾌하고 힘을 잃지 말고 살자는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시트콤이 주된 소재다보니 ‘논스톱’ ‘하이킥’ 등 그 시절 시트콤들이 방영하던 때의 음악적인 요소들도 많이 차용하였습니다.


-신곡을 내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상현) 유쾌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면서 힘을 낼 수 있을만한 가사를 쓰고 싶었고요. 그리고 들으시면서 사운드적으로 재미있을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하는 데도 신경 썼습니다.


ⓒ재뉴어리 ⓒ재뉴어리

-‘인생은 시트콤’이란 말도 있잖아요. 곡 설명처럼 멤버들에게 힘든 일, 갈등을 이겨내고 버티며 살아온 그런 사례가 있다면요?


상현) 보통 힘든 일이 있으면 이전에 있었던 힘든 일들을 생각하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마음으로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합니다. 결국 모든 일은 해결되긴 하더라고요.

승렬) 매순간 매초가 나와 상대와 갈등하며 버티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가장 큰 갈등은 ‘동물’과의 갈등입니다. 죽을 때 까지 이어질….

현웅)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힘들 때 정신적으로도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항상 앨범이나 공연을 준비하다보면 코멘터리에는 싸웠다는 얘기가 들어있더라고요. 그래도 점점 덜 싸우고 빠르게 푸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대중들에게 이 곡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상현) 언제나 그렇듯이 하루하루 사는 게 마음처럼 되지 않아도 쉽게 무너지거나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들을 많이 발견하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곡 작업 과정에선 힘든 점은 없었나요?


승렬) 이번엔 커버 작업할 때가 기억에 남네요. 작업물을 다른 두 멤버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제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이야기해서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웅) 제가 나상현씨가 준비해온 데모들을 보통 ‘좋다’ ‘싫다’로 단칼에 나누는 편인데, 이번에는 후렴 멜로디가 너무 좋은데 벌스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조금 만 더 작업해볼 수 있겠냐고 했더니 나상현씨가 놀랬던 기억이 나요. 결과적으로 더 좋아진 것 같아 좋습니다.

상현) 곡 작업 자체가 굉장히 빨리된 편이라 크게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1차 스케치에서 현웅이의 피드백을 받고 곡이 더욱 좋아진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이전과 다른 이번 앨범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상현) 화려한 디제잉을 보여주는 댄스브레이크 부분.

승렬) 펑키한 사운드와 비주얼, 그리고 보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워진 세 명의 움직임?

현웅) 무려 80여곡 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영어 가사’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상현) 촬영 공간이 생각보다 좁아서 기존 콘티를 엎고 현장에서 새롭게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담당하게 된 뮤직비디오라서 많은 부담이 있었는데 멤버들이 재롱을 잘 부려줘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승렬) 굉장히 배가 고팠습니다. 더불어 굉장히 소품들이 가득한 공간이어서 첫째, 굉장히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지쳤고 둘째, 촬영 중간 중간 제 물건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납니다.

현웅) 빈티지한 착장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스마트워치를 벗어서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잘 두었는데요, 너무 꼭꼭 숨겨 놓았는지 결국 촬영이 끝나고 전혀 생각을 해내지 못해서 일주일 뒤에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음악은 물론이고 뮤직비디오나 유튜브 예능, 앨범 커버 작업, 굿즈 제작 등 아트워크까지 도맡아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상현) 일이 많아지면 체력적으로 피곤하긴 하지만 일 자체가 즐겁다보니 엄청 힘들게 느껴지진 않는 것 같아요. 유튜브의 경우에는 편한 분위기에서 제가 원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뮤직비디오 역시 곡 작업을 하면서 생각했던 시각적인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요.

승렬) 아무래도 일을 더 해야 하니 신경 쓸 것이 많아지고 여유도 없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는, 직접 청각·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각자의 능력에 대해 서로 꽤나 신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는데 굳이 안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는 나씨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과 책임감 때문입니다.


-나상현씨밴드는 다작 밴드로도 유명한데요. 다작의 비결, 원동력은 뭔가요?


상현) 작업을 일상적인 업무의 느낌으로 하려고 노력해요. 그러면서도 워라밸을 신경 써서 곡이 잘 안 나온다 싶으면 잘 쉬어주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느낌으로 작업 사이클을 가지려 하고 있어요. 이런 생활패턴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재뉴어리 ⓒ재뉴어리

-그동안 선배 가수들, 팬들이 밴드에 대해 후한 평가를 많이들 해주셨는데요. 혹시 기억에 남는 말도 있나요?


상현) 나씨밴을 보면 너무 재밌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이 기억이 남아요. 음악뿐만 아니라 저희를 저희로서 즐겨주시는 분들한테 정말 감사드립니다.

승렬) 사실 딱히 하나만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선생님들께서 주시는 평가들 모든 평가들- 후하든 혹독하든–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소중합니다.

현웅) 라이브를 잘한다는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현재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도 참여하고 계시죠?


상현)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너무나 오랜만이기도 하고, 단순히 경연이라기보다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팀들이 모이는 하나의 큰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속에서 저희의 매력적인 부분을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 있어서 부담감은 없었나요?


상현) 처음에 출연을 결심했을 때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방송이고 경연이다 보니 잘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컸는데 편하게 저희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담을 좀 줄였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경연들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연에 임할지 각오도 말씀해주세요.


상현) 나씨밴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에게서 알고 있던 매력과 몰랐던 매력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무대들을 하고 싶습니다.

승렬) 머리를 막 굴리면서 경연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닌, 나씨밴으로서의 중심을 잘 잡으면서 대중과 심사위원, 타 밴드보다는 우리 자신들에 집중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현웅) 경연 주제를 저희 색깔에 맞게 잘 소화해내는 멋진 무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최종 결과도 좋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우선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려 합니다.


-콘서트도 앞두고 있는데요. 혹시 관객들에게 콘서트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팁을 주자면요?


상현) 그동안 지르지 못했던 함성을 모두 질러주세요. 저희 노래들 참 따라 부르기 쉽습니다.

승렬) 마스크는 공연을 위해 미리 3개 정도 챙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마스크를 끼고 소리를 지르시면 내부에 비말이 많이 고이기 마련이거든요.

현웅) 저희가 원래 관객 의존형 밴드라는 멘트를 많이 했었습니다. 뛰고, 따라 부르기 좋은 노래가 많다는 점을 잘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상현씨밴드의 앞으로 활동 방향성도 말씀 부탁드려요.


상현) 앞으로 계속해서 성실히 작업하고, 음악을 보여드리고, 공연으로도 많이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날은 언제나 예측하기 어렵지만, 언제나 새 음악을 만들고 발표할 것 하나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나상현씨밴드의 음악적인 롤모델이 있다면?


상현) 저는 Weezer를 좋아합니다. 활동 초반 당시 거칠면서도 허세 없이 담백한 느낌의 음악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단순히 그 때의 음악에서 멈추지 않고 아직까지도 활발하게 음반을 내면서 새로운 시대의 음악 요소들을 활용하는 모습이 밴드로서 멋진 것 같습니다.

승렬) 저는 개인적으로,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4인조 밴드 The 1975입니다. 단순한 트렌드를 좇는 게 아니라, 그들은 자신들에게만 집중하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시각, 청각 매체를 다양하게 마음껏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역시 중심을 잘 잡고 경계 없는 활동을 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현웅) 저는 드러머 마크 쥴리아나를 정말 좋아합니다. 마크 쥴리아나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노트는 엄청나게 화려한데 드라이한 사운드로 뽑아내는 솔로를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다른 뮤지션의 세션으로서 드럼을 연주할 때는 리듬 세션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줄 아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상현씨밴드의 최종 목표도 궁금합니다.


상현) 오랫동안 음악하며, 장수하고, 언제나 믿고 듣는 팀이 되었으면.

승렬)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된 이상 20XX년 서울 올림픽 오프닝 무대를 꿈꿔봅니다.

현웅) 여러 가지 큰 페스티벌에 나가고 싶지만, 최종 목표라면 역시 2080년까지 장수하는 팀 되기 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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