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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결정적 장면㊶] 우아한 유해진의 뒷모습 상황극(텐트 밖은 유럽)


입력 2022.08.09 15:34 수정 2022.08.18 11:42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우아한 맏형 유해진 ⓒ이하 '텐트 밖은 유럽' 홈페이지 내 영상 화면 갈무리 우아한 맏형 유해진 ⓒ이하 '텐트 밖은 유럽' 홈페이지 내 영상 화면 갈무리

유해진의 매력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연기력이야 두 말 하면 입아프고, 동갑 배우 차승원과 만재도에서 또 스페인에서 진득한 인간미와 손재주를 보여줄 때도 마음이 갔는데. 이번엔 확연히 다르다. 재치 넘치고 섹시해서 자꾸만 눈길을 붙든다.


못하는 것 없고 아는 것 많은 맏형 유해진의 면모에 감탄하는 둘째 진선규 ⓒ 못하는 것 없고 아는 것 많은 맏형 유해진의 면모에 감탄하는 둘째 진선규 ⓒ

연예계 순둥이 동생들을 이끌고 맏형으로 가니 색다른 모습들이 분수처럼 흩어진다. 앞서 경험한 선배로서 쏠쏠한 정보를 알려줄 때면 아는 것 많고 배울 점 많은 큰형 같고, 틈이 보일 때마다 특유의 언어유희와 유머감각을 참지 않고 발산하는 모습은 개구지고 재기발랄하다.


동갑만 해도 배려와 예의가 말과 행동에 배어났던 유해진이 후배들, 그것도 서로 닮은 인성이나 이미지의 동생들과 함께하니 어깨가 가벼워진듯 훨훨 날개를 달았다. 영화 '인터뷰' 자리, 딱 한 번뿐이었지만 영화기자들이 주최하는 영화제 뒤풀이에서 봤던 유머러스하고 지적인 수다쟁이의 모습 그대로라 반갑다. 어떤 이는 본 모습을 감춰야 좋아 보이고, 어떤 이는 본래 모습이 드러날수록 멋진데, 유해진은 후자다.


첫째부터 막내까지 단란한 한때, 미소가 아름다운 그들 ⓒ 첫째부터 막내까지 단란한 한때, 미소가 아름다운 그들 ⓒ

연출을 책임지고 있는 강궁 PD의 캐스팅에 감탄이 인다. 어쩜 이렇게 비슷한 기운을 지닌 배우들을 잘도 모았을까. 달라야 재미있다는 발상이나 역할을 안배한 기능적 캐스팅이 흔한 방송 세상에서 분명 도전이라 할 조합을 시도했고, 결과는 잭팟이다.


시청률이야 더 봐야겠지만, 우선 유해진-진선규-윤균상을 보는 것만으로 복권 2등 당첨된 듯 흐뭇한 미소가 이니 즐겁지 아니한가. 여기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이어 영화 '범죄도시2'와 '한산: 용의 부활'까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지환까지 가세하면 '4각 완전체'를 이루면서 복권 1등의 웃음바다가 되리라는 예상을 이미 1회에서 주고 있다.


배꼽 잡는 뒷모습 상황극 ⓒ 배꼽 잡는 뒷모습 상황극 ⓒ

특히 그 장면. 1회의 모든 장면이 좋았지만, 유해진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완성된 강변 벤치에서의 '뒷모습 상황극'이 너무나 즐거웠다. 여태 따뜻하고 다감한 공기를 스위스 인터라켄에 채우던 유해진이 좌 진선규, 우 윤균상 배치로 중앙에 앉아 두 동생의 어깨를 두드린다. 처음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음소거에서 볼륨을 올리는 순간 유해진이 두 동생에게 핀잔과 험담을 날리고 있다.


앞선 모습들 중 유해진에게서 조금이라도 거친 면모가 읽혔다면 '어? 웬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라고 생각하며 우려를 표했겠지만, 말소리가 들리자마자 폭소가 터졌다. "아, 진짜! 못 말리는 개구쟁이!", 육성 웃음이 터졌다.


내일이면 볼 수 있다! ⓒ 내일이면 볼 수 있다! ⓒ

앞으로 네 사람 모두 한 발짝 아니고 열 발짝 스무 발짝 시청자에게, 대중에게 가까워지고 친근해지겠지만 1회에서는 유해진이 먼저 우리 마음속으로 쑥 들어왔다. 영화 '럭키'나 '완벽한 타인'을 찍을 때처럼, 아니 다른 모든 작품을 찍을 때처럼 매 순간 아이디어를 내고, 기왕이면 재미있게 해보려 하고, 긴장을 놓치지 않고 애드리브의 기회를 포착하는 '성실'과 '재기발랄'을 겸비한 유해진의 진가가 또렷이 보였다.


자꾸만 달력을 확인한다. 아직 화요일이다. 우아한 매력의 유해진, 생각보다 잘생긴 진선규, 모델 외모를 해서는 순둥이 삽살개처럼 움직이는 윤균상, 험한 얼굴 뒤의 착한 심성이 아니라 얼굴도 마음도 고운 박지환을 얼른 보고 싶다. 하루를 더 기다려야 덕장 격의 큰형과 개성 넘치는 순둥이 세 동생이 선사하는 진솔한 웃음을 만날 수 있는 수요일이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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