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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브리핑] 法 "KBS, 불법 파견직 직접 고용하고 240억원 손해배상"


입력 2022.09.26 16:15 수정 2022.09.26 20:57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원고 "파견근로자임 이유로 KBS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파견법 위반"

재판부 "원고 업무, KBS 사업에 편입돼 있어…근로조건에도 권한 행사"

KBS 사옥 전경 ⓒKBSKBS 사옥 전경 ⓒKBS

KBS가 방송 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맡은 KBS미디어텍 소속 근로자들을 불법으로 파견받아 사용하고 임금을 차별해 지급했다며 KBS미디어텍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홍기찬 부장판사)는 KBS와 자회사 KBS미디어텍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KBS미디어텍 노동자 200여명을 KBS가 직접 고용하고 약 24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KBS미디어텍은 영상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KBS의 자회사로 2009년 설립됐다. KBS와 방송프로그램 제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한 사실상의 하청업체다.


원고들은 "KBS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KBS를 위한 근로를 제공했으나 KBS는 불법으로 KBS미디어텍에서 근로자파견 역무를 제공받았다"며 "파견근로자임을 이유로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KBS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해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견근로를 개시한 시점부터 종료되는 시점까지 KBS 근로자가 받은 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며 2019년 232명이 약 240억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KBS와 KBS미디어텍은 "원고들은 KBS미디어텍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무했고 KBS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들은 KBS 근로자와 KBS미디어텍 근로자의 업무는 기능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며, 원고들이 파견근로자라고 하더라도 KBS 근로자의 업무와는 질적인 차이가 현저해 비교대상이 될 수 없어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뉴스진행·뉴스영상편집·스포츠중계·SNG밴(방송차량)운용·오디오녹음·보도CG·NLE(영상 이펙트)·편성CG·특수영상제작 업무 담당자와 KBS의 근로관계는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들의 업무는 KBS 측이 수시로 지시하며 이뤄졌고, KBS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원고들의 업무는 밀접하고 연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KBS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고 봤다.


아울러 KBS가 원고들의 휴가일정을 통제하는 등 근로조건에 주도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원고들의 업무에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이 요구되지도 않았던 점, KBS미디어텍 설비 등을 KBS가 모두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파견근로자라고 판단했다.


KBS는 뉴스진행 담당 업무의 경우 "방송뉴스 특성상 수시로 업무연락을 주고받고 사무공간을 공유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법원은 "증거에 의해 객관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 사업이 방송업이라는 이유로 법률에서 정하는 허가 절차 없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사운드디자인 업무 담당자 5명에 대해서는 KBS와 무관한 외주사업 비중이 상당하고 담당 PD가 원고들에게 구속력있는 지시를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파견이 아니라 도급이라고 판단해 이들의 청구는 기각했다.


원고들의 소송대리를 맡은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수십년간 관행처럼 만연했던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주요 방송사가 전향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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