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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너무 유치하다


입력 2022.09.28 08:00 수정 2022.09.28 13:00        데스크 (desk@dailian.co.kr)

방송사 ‘자막 조작, 민주당 제보’ 밝혀질 경우 둘 다 치명적

대통령 사적 대화 비속어가 그리도 중요한가?

바이든, 날리면, 날리믄, 말리믄, 발리믄…….

이번 기회 저질 광우병 선동 반드시 철퇴 내려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관이다. 그리고 부끄럽다. 대한민국이 너무 유치해서다.


‘100번을 들어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소위 ‘비속어’ 발언을 놓고 나라가 일주일째 시끄럽다. 그 말이 그렇게 중요한가……. 더구나 그 말은 대통령의 공적 대화도 아니고 수행 장관에게 지나가는 말로 한 ‘사담(私談)’이었다. 발언 당사자인 윤석열도 미 의회와 바이든을 조롱한 내용은 결코 아니었지만,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민주당은 자막 조작과 방송사 보도 전 논평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자 난데없이 외교부 장관 해임결의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외교 참사’ 책임자라는 것이다. 국회가 장난의 장이고 깽판이다. 다수 의석 절대 권력을 쓰고 싶어 안달인 철부지 야당이다.


아마도 한동훈, 오세훈 등과 함께 차기 잠룡(潛龍) 반열에 오른 박진을 사냥감으로 찍은 듯하다. 자기들 후보 키우지는 못하고 남의 당 후보 끌어내리는 데 열심이다. 박진은 경기고-서울대 법대-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에 3선 현직 의원, 이 나라 엘리트 중 엘리트로서 능력과 언행 모두 윤석열 정부 장관들 중 흠 잡을 데 없는 인물이다.


비속어 논란의 핵심은 조작과 (직간접) 제보, 두 가지다. 보도 방송사는(이름하여 공영방송이다) 자막을 날조(捏造)했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발언을 버젓이 ‘해독’해 문장으로 올려놓았다. 자기들 의도와 다른 전후 맥락은 잘라내고......


그 문장은 당연히 그 방송사가 원하는 내용이었다. ‘새끼’로 읽히는 ‘XX’ 처리(‘OO’으로 해야 중립적)도 속 보이는 것이지만, ‘바이든’은 아예 단정적으로 특정해 버렸다. 이건 수사하고 말 것도 없이 명백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범죄다.


왜 범죄인지는 ‘바이든’이 ‘발리믄’으로 주장이 되기까지, 여러 사람의 가히 ‘필사적인’ 녹취 노력에 의한 단어 해독 변천 과정이 잘 말해 준다. 이걸로 볼 때 정답은 사실상 ‘확인 불가’인데,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 하나를 골라서 그것이라고 자막을 달았으니 범죄인 것이다.


방송사의 그 자막이 나간 지 10여 시간 뒤 대통령실에서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면’이라고 바로잡았다. 그러다 ‘날리믄’이란 말도 나왔다. 윤석열의 부친 고향이 충청도이므로 그런 사투리가 발음된 것으로도 해석됐다.


이후 한 국민의힘 여성(친윤계) 의원이 ‘바이든’도 ‘날리믄’도 아닌 ‘말리믄’이라고 주장했다. 소리 분석 전문가에게 의뢰해 들었다면서……. 그러자 같은 당 중진 남성 의원이 “100번 들어 봤는데”라고 하며 이설(異說)을 내 놓았다.


‘바이든’도 ‘날리면’도 ‘말리믄’도 아닌 ‘발리믄’이라는 것이다. ‘발르다’나 ‘발리다’는 우리말 사전에 없는 단어로서 ‘몰래 어떤 행위를 하고 도망가다’라는 의미의 은어로 쓰인다. ‘바이든’의 초성 ㅂ 과 종성 ㄴ 이 들어가서 그럴듯하긴 한데, 어쨌든 정답으로 확신하기 어렵다.


전후 맥락을 고려해서 가장 의미가 잘 통하도록, 중립적으로 문장을 만든다면 이 정도가 될 것이다.


‘(한국) 국회에서 이 OO(사람 또는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고 OO믄(날리믄 또는 발리믄) (대한민국 또는 대통령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는 짓이다. 정답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제는 윤석열이 “사실은 내가 이렇게 말했었다”라고 고백을 해도 그것이 ‘새끼’와 ‘바이든’이 들어간 워딩이 아닌 한, 믿을 사람이 거의 없게 되어 버렸다.


코미디다. 엄청난 국력 낭비요, 국민적 스트레스요, 스스로 국격 깎아먹기다. 가십 기사에 지나지 않는 사적 발언을 몰래 녹음해 방송한 것도 직업윤리와 국익 손상 초래 문제가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특정 목적을 위해 내용을 조작했다는 사실이다.


특정 목적이란 진보좌파의 대통령 부부 흠집 내기, 궁극적으로는 거짓 선동으로 제2 광우병 사태를 유발, 탄핵 추진의 계기로 만드는 것이다. 방송사가 그런 거대한 음모 프로젝트의 선두에 섰고, 그 정치적 주력 부대인 민주당에 그 자료(녹취록)가 입수되도록 한 정황이 이 방송사 제3노조의 폭로 등에 의해 뚜렷해지고 있다.


조작과 제보 두 의혹이 국민의힘 또는 시민단체 고발에 의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방송사와 민주당은 다 같이 치명적 자충수를 둔 결과를 떠안아야만 한다. 외교 성과와 쟁점은 제쳐 두고 오직 거짓 선동에 몰두하다 빠진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다.


대통령실 부대변인 이재명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비속어 논란’이 아닌 ‘방송사의 자막 조작’을 통한 ‘한·미 동맹 훼손 시도’라고 규정했다.


“음성 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일부 언론에서 특정했다. 누가 보더라도 동맹 관계를 훼손하고 동맹을 조롱하는 듯 한 뉘앙스의 문장을 만들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유감 표명은 본질이 호도되고 마치 대통령이 실제 ‘바이든’이라 말했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다.”

취재 기자의 기사 작성 기본 중의 기본인 확인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전문가도 해독 못하는 불분명한 말을 자막으로 달면서 말이다. 해당 방송사는 이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나아가 이 방송사는 ‘국회’ 앞에 ‘(미국의)’란 괄호 안 설명까지 슬며시 추가, 한국 국회가 아니고 미 의회라는 자기들 해석(주장)을 멋대로 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보도’를 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


“우리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 판단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 언론사의 자충수(自充手)는 미 백악관과 국무부에 자국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알리면서 논평을 구한 이메일 발송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미국 정부도 이렇게 격노했다’고 보도를 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영어도 엉터리 번역(Biden damn, Fuckers 등)에 자기들이 날조(捏造)한 자막 내용보다 더 심한 단어를 썼다.


이 모든 범죄 행위들이 백일하에 드러나 저질 ‘뇌 송송 광우병 선동’ 작태에 철퇴를 가해야만 한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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