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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최우선"이라더니…정쟁에만 혈안된 거대 야당


입력 2022.10.02 00:10 수정 2022.10.01 23:5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이재명 "정쟁 때문에 민생 희생돼선 안돼"

'민주당이 국민 삶 책임지겠다' 약속 불구하고

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등 대여 공세 이어가

당내서 "유치한 싸움 할 때 아냐" 비판 나오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민생 해결"을 외치고 있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정쟁에만 매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2일 제기된다. "정쟁 때문에 민생이 희생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이재명 대표부터 소모전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최근 의석수를 통한 무력행사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일명 '노란봉투법', 남는 쌀 의무매입법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법' 등 여야의 이견이 큰 사안들을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하는 등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제기된지 일주일여가 지났는데도 이와 관련된 공세에만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말끝마다 '민생'을 내세웠던 민주당의 모습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와 민주당부터 '반사이익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며 "미래 비전을 뚜렷이 제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유능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쟁 때문에 민생이 희생되면 안 된다. 지금 당장 여야가 함께 해결할 숙제가 많다"며 대선 공통공약 공동 추진을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이 대표 주재로 각종 회의가 열리는 민주당 당대표실 벽면에도 '국민의 삶 민주당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백드롭을 게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표도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전남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다.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1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기어이 귀를 틀어막고 국민과의 정면 대결을 택했다"며 "그 어떤 반성도 없이 적반하장, 책임전가의 고집불통 억지만 부리는 윤 대통령을 엄중히 규탄한다"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9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9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이 그간 정부·여당을 향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 왔다는 점에서, 비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구두논평에서 "민주당은 이제라도 민생을 도외시한 정쟁을 멈추고 정기국회를 협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외교까지 정쟁 수단으로 삼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상 국회의 해임건의권 사문화와 대통령과 정부에 타격을 가하려는 민주당의 정략만 남았다"며 "해외순방 논란에서도 보듯 민주당은 조그마한 흠, 혹은 있지도 않은 흠을 확대 재생산하고 이것을 언론 플레이하는 데 아주 능력을 갖춘 정당"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로 서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은 뒷전으로 한 채 소모전을 이어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민생을 더 신경 써야 하는데 논란을 끌고 가서 좋을 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우리 당이 (비속어 논란 관련한) 비판에 집중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강 대 강, 이렇게 치달으면 안 된다"면서 "엄청난 국가적 위기가 몰려오고 있는데 이렇게 가치 없고 유치한 소모적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내 반응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비속어 논란 등 대통령발(發) 이슈, 국민의힘의 '이준석 사태' 등 호기(好機)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실시하고, 29일 발표한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1.8%p 오른 38.6%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최근 석달간 같은 조사에서 8월 1주차(40.2%)를 제외하고는 모두 3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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