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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슈끄지 암살배후 의혹' 빈 살만 왕세자 면책특권 인정


입력 2022.11.18 18:43 수정 2022.11.18 18:50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美 국무부 "법적 결정 따른 것"

백악관 "국제관습법 따른 법적 결정…보안 심리와 무관"

美 의회 반발 가능성…"사우디에 책임 묻지 못한 실패"

바이든, 대선 때 언급한 '인권 우선 외교'와 배치돼

지난 7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홍해 연안 제다의 알 살람 궁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홍해 연안 제다의 알 살람 궁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행정부의 판단을 거론하면서 "순전히 법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관련 소송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면책특권이 인정되는 내용은 이렇다.


법무부는 문건에서 "피고인 빈 살만이 외국 정부의 현직 수반으로서, 국가원수에게 부여되는 면책특권이 적용된다는 것이 행정부의 판단"이라며 "국가원수 면책특권의 원칙은 국제관습법으로 잘 확립돼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서면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국무부가 국제관습법의 오래되고 확립된 원칙에 의해 내린 법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사건 보안 심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카슈끄지의 약혼 하티제 젠기즈는 트위터를 통해 "자말은 오늘 다시 한번 죽었다"며 "미국에 정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돈이 먼저였다"고 맹비난했다.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2일 혼인신고를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됐다. 약혼녀 젠기즈는 왕세자 등을 상대로 정신적·금전적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2020년 미국 법원에 제기했다.


미 정보당국은 카슈끄지가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썼다는 점에서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를 '암살 배후'로 지목해왔다. 이 사건으로 전통적 우방이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도 파열음이 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의 암살은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밝혀왔다


CNN은 이 같은 결정에 미 의회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카슈끄지 암살사건 등으로 '인권 우선 외교'에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안보 중요성에 사우디와 관계 회복에 나섰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기까지 했다.


CNN에 따르면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법원이 면책권을 주도록 장려한 행정부의 결정은 카슈끄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우디 지도부에 책임을 묻지 못한 일련의 실패이자 하나의 실망스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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