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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대변인의 자격…김의겸 거짓말의 습관화


입력 2022.11.26 04:04 수정 2022.11.26 04:08        데스크 (desk@dailian.co.kr)

정당 대변인은 정당의 입·정당의 의사

민주당 대변인 김의겸 의원은 논란의 중심

거짓말과 외교적 결례 거듭은 국민을 기망

공사석상 불문하고 고의적으로 거짓말 거듭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일어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관계자들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일어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관계자들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사전적 의미로 대변인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일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정당 대변인은 그 정당의 의사를 대신 전하는, 말하자면 정당의 입이다. 국민들도 정당 대변인의 말은 대변인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그 정당의 의사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그 어느 당직보다 중요하고, 선발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자리다.


대변인의 자격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에 근거한 논리적 설득력이고, 설득력의 전제는 국민의 신뢰다. 말을 아무리 번드레하게 잘하더라도 거짓말을 자주하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국민들이 그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공당의 대변인으로서는 자격미달이다.


최근 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김 의원은 지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윤석열 대통령, 모 법무법인 변호사 30여명 등과 함께 강남의 한 고급 카페에서 술자리를 갖지 않았느냐는, 이른 바 ‘술집 의혹’을 제기했다. 그 근거로 제보를 받았다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경찰 조사에 의하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녹음파일 속 ‘술집 의혹’을 말한 여성이 ‘거짓말이었다’고 진술까지 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의원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목격자의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조건 하에 ‘윤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식으로 사과인지 아닌지 모를 애매한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이 제기한 ‘술집 의혹’은 애당초 의문투성이였다. 대통령이 고급술집에서 새벽까지, 그것도 특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술자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곳곳에 경호원들을 배치하고, 그 많은 사람들이 함께 술을 마시게 되면 비밀이 유지되기 어렵다. 당연히 외부에 알려지게 될 텐데,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 뻔한 그런 무모한 일이 실제로 있었을까 하는 것은 평범한 국민들도 충분히 가질만한 의문이다.


그런데 기자 출신에 청와대 대변인까지 지낸 경력으로 보아 그 정치적 파장을 충분히 예상했을 거대 야당의 대변인이 그런 엄청난 의혹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국정검사장에서 사실인 양 제기한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김 의원의 무리수는 이 사건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법무부와 안양시가 맺은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한 장관이 그 지역구 출신인 민주당의 여성의원을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쫒아가 ‘폴더폰으로 인사’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 여성의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했지만, 언론보도에 의하면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더 황당한 일은 이달 초에 이재명 대표와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비공개 면담을 브리핑하면서 대사의 발언을 왜곡한 일이다.


김 의원은 회동에 대한 백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가 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 대사는 즉각 ‘내 말이 언론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브리핑 과정에서 EU대사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을 했다. 이 대화 중에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입장문을발표했다.


회담장에 직접 참석했던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외국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까지 덧붙였다는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고, 국민을 기망한 것이다. 해당 대사에게만 사과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국민들에게도 사과를 했어야 했다.


우리나라 정당사에 김 의원과 같은 대변인이 또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말을 하다보면 기억을 잘못해 착오를 일으키거나 본인 또는 소속 정당에 유리하도록 약간 과장, 왜곡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본 사례들은 그 정도를 넘어 중대한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정당 대변인의 생명은 국민의 신뢰다. 공사석상을 불문하고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거듭한다면 대변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마침내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변인 교체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민주당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글/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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