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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北 대학생, 남한식 말투 썼다가 퇴학 받고 탄광 끌려갔다


입력 2022.12.30 16:24 수정 2022.12.30 16:24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북한 학생들이 거리를 거니는 모습(자료사진) ⓒ북한 외무성

북한 당국이 남한식 말투를 사용한 대학생들을 탄광으로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에 거주 중인 북한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괴뢰 말투'(남한식 말투)를 쓰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당국이 연말 기간 집중 단속과 청년사상교양 강화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청진농업대 학생 4명이 퇴학 처분을 당한 뒤 탄광에 강제 배치됐다.


이들 중 1명은 통화 도중 '자기야' 등 남한식 말투를 쓰다가 적발됐다. 나머지 3명은 이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함께 처벌당했다.


이들이 배치된 탄광은 북한 내에서도 작업 환경이 가장 험난한 곳으로 알려진 온성탄광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청진시를 비롯한 함경북도 소재 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남한식 말투를 사용하는 데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 관계자는 "중앙에서는 남한 말투를 쓰는 현상을 원수들의 부르주와 사상과 문화 침투에 동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이는 용서받지 못할 행위로 규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괴뢰 말투를 사용하다 단속에 걸려도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반성문 작성과 자아비판 정도로 끝났는데 처벌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남한식으로 말하거나 글을 쓰다 적발될 경우 노동단련형 또는 최대 2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했다.


또 남한의 사진이나 그림을 볼 경우에는 최대 1년의 강제노동형에 처해지고, 영상물을 시청할 경우에는 최대 징역 15년, 유포자는 최대 사형에 처한다.


지난 11월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다 적발된 북한 학생 7명이 무기징역 등 중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드라마를 중국에서 들여온 주민은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2022 북한 주민의 외부 정보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응답자는 96%로 나타났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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