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파 불어닥친 제약바이오 벤처업계 “버티자, 버티는 거야” [기자수첩-산업IT]


입력 2023.02.02 07:00 수정 2023.02.02 07:00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지난해 바이오 벤처 투자, 전년比 34.1%↓

오픈 이노베이션·정부 지원 등이 해결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 고환율, 저성장.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단어가 우리 경제를 지배하는 지금 ‘미래 산업’이라 각광받는 제약바이오 산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0일 공개한 ‘2022년 연간 벤처 투자 동향’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 투자액은 1조1058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4.1% 감소했다. 분기별로도 수치가 뚝뚝 떨어졌다.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55.9%나 낮아졌다.


벤처캐피털에서도 바이오 관련 투자 비중이 몇 년 새 30%대에서 평균 20%까지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6%로 급락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약바이오 업계 위기감이 상당하다”며 “현재 매출이 나오지 않는 연구 중심 벤처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데, R&D 역량이 우선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펀드를 통한 자금 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 감소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우 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그에 비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해 연구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모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인 IPO 역시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쉽지 않다”며 “본질적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고 그에 비해 평균 이익률은 낮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불경기 속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산업계 내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업계와 같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연구 개발이 필요한 산업군에서는 도전적인 성향이 강한 벤처와 스타트업의 역할이 크다.


협회 측은 지금의 문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산업군 내 오픈이노베이션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캐시카우가 마련돼 있는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와 더불어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정부의 전폭적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5000억원 규모의 ‘메가펀드’를 조성해 제약바이오 업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메가펀드의 주목적 투자 분야는 임상으로 투자 금액의 60% 이상이 임상 2·3상을 앞두고 있는 혁신신약에 지원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메가펀드의 경우 이미 신약 중후기 임상개발 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성 목적이 결정됐다”며 “나머지 30%가량은 가능성 높은 기술력이나 후보물질을 가진 바이오 벤처 등에 돌아가도록 논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메가펀드 이외에도 2025년까지 1조원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업계 지원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러한 정부 지원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즘은 힘든 이들에게 무작정 힘내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버티라고 한다. 쉽진 않겠지만 버티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는 의미에서다. 갑작스러운 투자 한파로 추위에 떠는 제약바이오 벤처업계에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버티자, 버티는 거야”.

'기자수첩-산업IT'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