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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33)] 최규철의 ‘사운드 버킷 리스트’


입력 2023.02.03 08:53 수정 2023.02.03 08:5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월 25일 신보 'WANT' 발매

아티스트들에겐 자신만의 색깔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느냐도 중요하다. 후자의 경우 이미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한 뒤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만족감을 주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우웃(OoOoot, 본명 최규철)의 음악은 매번 새롭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장르의 곡을 만들어내는 데 선수다.


특히 지난달 25일 발매한 새 앨범 ‘WANT’는 ‘사운드 버킷 리스트’라는 부제답게 그가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소리들을 잘 엮어 담으면서 더 다양한 색깔의 앨범으로 완성됐다. 여기에 서사무엘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2017서울드럼페스티벌 ⓒ2017서울드럼페스티벌

-지난해부터 ‘우웃’이란 예명으로 활동을 시작하셨어요.


제주 와서 1년 반 동안은 연주와 활동을 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쉬는 동안 몸과 머리에 배여 있던 음악적 에너지들이 전환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도 하며 새로운 소리들로 마음을 채우고 싶어 시작한 작업이었는데 디렉터 이승준 씨의 열렬한(?) 응원으로 인해 정식 활동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활동명도 승준씨의 팀(TELEPORT)을 통해 선물 받았고요.


-밴드의 구성원으로서 음악을 만들어오다가 홀로 선 것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어요. 힘든 점은 없었는지도 궁금하고요.


사실 지금 음악도 혼자만의 음악은 아닌 것 같아요. 꾸준히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바뀐 점이라고 하면 모든 결정을 멤버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것이 제일 힘든 일인 것을 작업을 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활동해 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하하.


-이번에 ‘WANT’라는 앨범을 내놓으셨죠. 앨범 소개 부탁드려요.


부제 ‘Sound bucket list’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을 도와준 장세희 작가가 음악을 들어보더니 아이디어를 냈어요. 말 그대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소리들이었어요. 제가 세션 활동을 활발히 하는 드러머가 아닌 만큼 다양한 장르를 접할 일이 드물어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작업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만들어서 해보면 되겠다 싶어 시작하게 되었고, 그 결과물이 1년쯤 걸려 나온 것 같습니다.


-‘한번은 만들고 싶던 소리들을 모았다’고 했는데요. 그렇게 모아진 수록곡들에 공통점이 있을까요?


공통점은 트랙마다 목소리가 모두 담겨 있다는 것과(웃음) 작업을 의뢰하였을 때 모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흔쾌히 응해주셨다는 점이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타이틀곡 ‘DDOCKDDOCKDDOCK’은 어떤 곡인가요.


원래 곡 제목은 ‘Still’이에요. 그 자리에 항상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만들어 보았습니다.


-서사무엘이 피처링으로 함께 했어요.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만들고 싶던 소리’가 완벽히 구현이 됐나요?


사무엘과는 함께한 라이브가 셀 수 없을 정도인데요, 2년 정도 함께 하면서 좀 지겹도록 서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 ‘척하면 척’ 연주가 되더라고요. 하하. 완벽을 기대하고 줬는데 그 이상의 소리를 담아 주어서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본인제공공 ⓒ본인제공공

-서사무엘 외에도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 앨범을 완성했어요. 그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이형은 님이 생각이 나네요. 형은이를 처음 본 게 이 친구 고3 때인데 벌써 알고 지낸 지가 10년이 넘었네요. 처음 음악이 하고 싶다던 학생에게 음악은 취미로만 하라고 그렇게 말리던 때가 있었는데(웃음) 지금은 멋진 아티스트가 되었어요.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소리를 강조한 만큼,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악기들의 소리에 가장 집중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가장 잘 낼 수 있는 소리에 집중을 해보았습니다. 1집도 그렇지만 3곡은 교회에서 녹음을 했고요, 1곡은 녹음실에 다른 분 세션을 하러갔다가 남는 시간에 얼른 녹음을 받았습니다. 드럼연주를 오래 하다 보니 녹음은 정말 빠르고 순조롭게 할 수 있었는데 믹싱 과정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배운 적도 없고 소리들을 다루는데 너무 서툴러 여러 친구들을 괴롭혀 가며 작업했는데 뒤집기를 몇 번씩 해가며 결국은 내가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작업한 것 같습니다.


-특히 트랙마다 색깔이 정말 다 달라서 한 사람의 작업물이 맞는지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이런 다양한 색깔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규철 님의 음악적 방향성으로 봐도 되는 걸까요?


네! 저도 작업하면서 스스로 놀랐습니다. 하하.


-앨범에 대해 어떤 평가를 듣고 싶으실까요?


꾸준히 음악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과거 밴드 활동을 접고 제주생활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하나는 자녀들을 자연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고요, 또 한 가지는 생계와 음악을 겸하며 16년이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많이 지쳐서 활동을 좀 쉬고 싶었어요. 덕분에 앞으로 오래오래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큰 원천이 된 것 같습니다.


-일종의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봐도 좋을까요?


네, 연주와 음악 활동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 20살 때부터 온갖 일을 쉬지 않고 병행하며 이어오다 많이 지친 것 같아요. 뭐든 적당히 하지 못하는 기질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주에 와서 1년 반 동안 음악조차 듣기 싫을 정도였어요. 그 때문이 아니라고 핑계 댔었는데 그게 맞는 거 같아요.


-최근 규철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가요?


작업의 영역을 더 확장하고 싶은데 제주가 모든 부분이 열악합니다. 다른 분과 같이 연주를 하며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을 땐 휴가를 내고 서울을 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요. 공연을 하며 아티스트들과 어울릴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이 가장 아쉽고 또 해결해야 할 부분 같아요.


-워낙 음악 색깔이 다양하다 보니, 앞으로 만들어갈 음반들도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음악들을 들려주실 예정일까요.


우선은 6월에 CCM 싱글이 하나 발매될 예정이고요, 원테이크 레코딩 형식으로 작업물을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어떤 색깔이 될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올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또 최종 목표도요.


우선 올해는 서울에 있는 친구들도 많이 초청하여 제주 이곳저곳에서 연주를 많이 하고 싶어요. 최종목표는 건강히 오래 음악하고 싶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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