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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원 양구군수 “지방소멸? 20년 노하우의 스포츠마케팅으로 극복할 것”[지역소멸 솔루션-단체장에게 듣는다①]


입력 2023.02.13 11:00 수정 2024.04.18 10:5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강원도 내 인구 가장 적은 양구군, 전지훈련 유치 등 스포츠마케팅으로 활로 모색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성공 모델 된 스포츠마케팅에 관광융합 정책도 수립

모든 결정 '군민 중심'으로 내린다는 자세 견지하고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위기 돌파 약속

서흥원 양구군수가 지난 6일 강원도 양구군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첫째도 군민, 둘째도 군민, 셋째도 군민이다.”


서흥원(58·국민의힘) 양구군수(민선 8기)는 인터뷰 내내 “군민들을 위해”라는 말을 놓지 않았다.


아끼는 양구 군민들도 이제는 2만 2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양구군은 강원도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자체다. 접경지 군사도시로서의 이미지가 짙지만, 최근 3년 사이 ‘국방개혁 2.0’에 따라 2사단이 해체되면서 5600여 명의 군인이 양구를 떠났다. 부대가 철수하면서 중요한 소비 주체였던 면회객마저 많이 줄었다. 양구군은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연간 930억원대 규모로 추산한다.


지역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해 더 박차를 가하는 것이 스포츠 마케팅 사업이다. 그동안 양구군은 지역 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맞서 스포츠 마케팅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해왔다. 스포츠 마케팅 사업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관광객)들의 지역 내 체류 시간 증대를 이끈 양구군의 핵심 정책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소비 진작, 농특산물 홍보와 판매 증대, 도시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이뤄낸 성과도 빛난다. 다양한 종목에 걸쳐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선 양구군에는 매년 26만여 명이 각종 대회 참여와 전지훈련을 위해 방문한다. 경제 효과는 연간 200억원대에 달한다. 양구군의 스포츠 마케팅은 어느덧 성공 모델로 자리 잡으며 강원도를 넘어 전국 지자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 양구군은 대회 유치비의 20~30% 이상을 군 내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선수와 자녀 학부모를 위한 워크숍, 관광명소 현장 체험 등 경기 외적 마케팅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지역 경제 효과를 한층 더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각종 시설 보강·신축으로 수준 높은 스포츠 인프라를 제공하고 다양한 대회와 전지 훈련팀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서흥원 군수 임기 시작과 함께 군스포츠재단(이사장 서흥원 군수)도 출범했다. 보다 체계적으로 보다 전문적으로 보다 신속하게 추진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다. 군스포츠재단은 스포츠마케팅 진흥정책 개발, 스포츠대회 개최, 전지훈련팀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스포츠마케팅 사업, 지역 내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국제대회 유치·지원 등 사업을 진행한다. 양구군은 기존 스포츠 마케팅 사업에 관광을 융합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양구군 가치를 제고하며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흥원 군수를 직접 찾아 양구군의 자랑이자 미래인 스포츠마케팅에 대해 더 알아봤다.


Q: 스포츠마케팅은 양구군의 주력사업이자 성공모델로 자리 잡았다. 경제효과 등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구군민을 넘어 다른 지역민들에게도 양구군의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소개해 달라.


A: 양구군이 사실 군사 도시지 않나. 지금까지 군부대에 경제 의존도가 너무 컸다. 3년 전에는 2개 사단이 있었는데 1개 사단이 국방개혁 2.0에 따라 철수했다. 1개 사단이 남아 있는데 ‘철책 사단’이다. 실질적으로 소비의 주체 세력들이 될 수 없다. 이제는 병사들도 휴대폰을 개통하면서 바깥에 궁금한 게 없다. 그렇다 보니 밖으로 잘 나오지 않고, 면회객들도 크게 줄었다. 더 이상 군부대에 의존해서는 양구군이 생존할 수 없다. 접경지역 지자체는 군(軍)에 의존한 경제구조와 인구감소 추세로 경제침체를 이겨낼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그런데 우리가 잘 하는 것이 있다. 20년 이상 해온 스포츠 마케팅 사업과 관련한 노하우가 풍부하다. 어느 지자체보다 잘 돼 있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스포츠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 양구군은 오래 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해왔다. 이미 스포츠 도시로서의 이미지와 위상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자부한다. 인적 네트워크나 인프라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에서 5위권에 들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대한민국 종목별 경기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고, 우리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우리군은 108개 스포츠 대회와 77개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26만여 명이 양구를 방문했고, 186억원 정도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스포츠마케팅을 올해는 더욱 내실화할 계획이다. 그래서 양구군스포츠재단도 출범시켰다. 재단에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도 110개 스포츠대회와 100개 전지훈련팀 유치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각종 협회나 연맹에서 스포츠대회를 개최할 때 전체 비용에서 20~30% 정도를 관내 업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약정을 맺고 대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큰 대회는 다년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각종 국제대회와 전국단위 대회도 유치하고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9월에는 양구군에서 18년 만에 '제31회 강원도민 생활체육대회'가 개최된다. 체육시설과 숙박업소 점검, 개선 등 착실히 준비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광과 연계한 스포츠마케팅을 추진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가족과 대회 임원들까지 양구의 관광명소도찾게 하겠다.



Q: 강원도 내 전지훈련을 유치하려는 지자체가 많다. 많은 지역 중에서 전지훈련지를 왜 양구로 택해야 하는지. 전지훈련지로써 양구군의 장점과 매력을 소개 바란다. 아울러 전지훈련지 유치 사업 활성화를 위해 뒷받침 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A: 우리군은 20여년 스포츠마케팅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동안 체육시설 인프라 구축과 스포츠마케팅 노하우로 양구를 방문하는 선수들이 불편한 것 없이 기량을 갈고 닦고,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제는 전지훈련 유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전지 훈련팀에 대한 훈련장 설치비, 숙박비, 간식비 등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스포츠 도시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스포츠시설 기반 구축과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유치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양구 종합스포츠타운 건립과 야구장과 축구장 등으로 구성된 종합체육공원, 제2실내테니스장, 전지훈련팀의 워밍업 장소로 활용될 트레이닝센터, 실업팀 전용 테니스장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해 양구군민들과 양구를 찾는 체육인들에게 최고의 스포츠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짙은 산소 농도를 자랑하는 지역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양구는 공기 중 산소 농도가 23%가량으로 전국에서 최상위 수준이다. 굳이 비교 한다면 아마존에 있는 열대우림 지역과 같은 산소 농도다. 국내 어느 지역보다 공기가 맑아서 ‘양구에 오면 10년 젊어진다’ ‘청춘 양구’와 같은 카피도 내걸고 있다.


행정 지원하는 스포츠 마케팅 직원들도 정말 너무나 잘한다. 각 종목 협회나 관계자들이 대단히 만족한다고 한다. 우리 스포츠 마케팅 직원들은 주말이나 휴일 없이 근무하는데 군수로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저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편으로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가 분명하다는 것은 우리 양구군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들이 스포츠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전지훈련 유치 비용이 급상승해 유치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행정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주민들과 관계된 업종의 대표자들이 정말 친절하고 깨끗하게 맞이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양구를 찾는 모든 분에게 양구군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지금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지 않겠나 생각한다.


서흥원 양구군수. ⓒ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Q: 전지훈련 유치 등 스포츠마케팅과 함께 관광과의 융합 사업도 실행 및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한반도섬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A: 양구에는 양구수목원, 한반도섬, 꽃섬, 박수근미술관, 백자박물관 등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을 품은 여행지가 구석구석 위치해있다. 올해는 이런 관광지들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양구에 오는 모든 분이 만족할 수 있도록 깨끗한 이미지의 ‘힐링 관광 플랫폼’을 조성하려고 한다.


올해 힘 있게 추진하는 한반도섬 사업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한반도섬은 2007년 165만㎡ 규모의 파로호 인공습지 내 27만㎡ 규모로 조성된 한반도 모양의 인공 섬이다. 제주도와 독도·울릉도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육지와 섬이 나무 데크길로 연결돼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는 한반도섬 내 5000㎡ 규모의 무궁화동산을 조성해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를 볼 수 있도록 했고, 올해는 총사업비 30억 원 정도를 투입해 한반도섬 내 멀티테마존을 조성하려 한다. 섬 주변 물이 깨끗한데 카누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


공중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자전거로 한반도섬을 일주하는 하늘 숲 공중자전거와 파로호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 워크,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플레이존을 설치하는 사업더 준비 중이다. 올해 6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7월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누가 봐도 평화의 상징인 양구군이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배경으로 한반도섬이 펼쳐져 사진 찍기도 좋다.


2027년 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에서 양구역까지 63분 소요된다. 한 시간대다. 그때 양구군은 수도권에 진입되는 셈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고 쉴 수 있도록 하겠다.



Q: 군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양구신협 이사장, 양구군체육회장 등 역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양구군 최초의 비공직자 출신 군수로서 임기 내 체육 분야는 물론 체육 분야 외에도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듣고 싶다.


A: 먼저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군민 여러분들의 기대와 열망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선택해주신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지역 경제 활성화다. 40여년 동안 창업도 해봤고 경영도 해봤고 또 경제에 대한 책임을 가졌고 또 체육에 대한 단체장도 해왔다. 이러한 많은 경험들을 우리 행정에 접목시키고 있다.


군민들을 위해 적극 행정을 해야 한다. A라는 지역 주민이 어떤 의뢰를 했을 때, 예전 같으면 “안 됩니다”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왜 안 되는지 설명하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대안을 찾는 행정이 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우리 공무원들이 너무 잘 소화해주고 있어서 군수로서도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직원들에게는 분명한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군수가 들어서면 집무실 물품도 다 바꾸는 것이 흐름인데 저는 그렇지 않았다. 군수가 바뀌었다고 양구군이 추진해왔던 바른 정책이 갑작스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실사구시 관점에서 좋은 것들은 이어가야 하고, 치명적인 부분은 손을 대야 한다.


달성 목표는 군민들께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양구군민으로 살아온 많은 시간 동안 지역 사회 곳곳에서 군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양구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듣고 느꼈다.


서흥원 양구군수가 지난 6일 강원도 양구군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대한민국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에 놓여있는데 양구 또한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국방개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말씀드렸듯, 양구군의 주력사업인 스포츠마케팅을 더욱 내실화하고, 군부대 유휴부지를 활용한 농공단지 조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계획한 정책과 공약을 군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추진해 나가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다’, ‘양구, 정말 살기 좋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스포츠마케팅과 관광융합으로 이뤄내겠다. 관광객을 단순히 늘리는 것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체류 시간을 늘리거나 실제 소비액을 어떻게 진작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뾰족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지훈련 유치는 체류 시간과 일자도 길어지고 쓰는 비용도 남다르다. 소비력이 클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양구에는 소상공인 숙박뿐만 아니라 다른 연계 산업을 불러일으키는 기저 효과들도 있다.


취임사에도 말씀드렸듯,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군민이다. 모든 정책과 모든 군정 방향을 군민의 입장에서 결정하고 결단하겠다. 그런 목표와 자세를 견지한 가운데 스포츠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관광도시로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반드시 이뤄내겠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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