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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호 출범] ② 당대표 도전 좌절된 안철수…향후 행보는


입력 2023.03.09 00:30 수정 2023.03.09 00:3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안철수, 與 당대표 선거서 23% 득표율로 2위 그쳐

'대통령실 갈등·金과의 과도한 경쟁' 등 실패 요인

차기 총선서 '전국구 인지도'로 총선 승리 일조하면

정치 입지 달라질 수도…일각선 "안철수는 안철수"

안철수 의원(오른쪽)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수도권과 청년층을 앞세워 당대표 경선을 2위로 통과하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데는 실패하면서다. 특히 전당대회 막판 '김기현 후보의 울산 부동산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고리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면서 향후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안 의원이 여전히 전국구급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추후 정치행보에 따라 재기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안 의원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체 당원 83만7236명 중 55.10%인 46만1313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3.37%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안 의원은 전대 결과 발표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총선 승리의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된 김기현 대표께 축하와 응원을 보낸다"며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를 끝까지 지지해주신 당원들께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그 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덧붙이며 추후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전대가 안 의원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의 표심을 흡수하며 한때 지지율 1위 후보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윤심이 김기현 당선자에게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윤안 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를 과도하게 부각한 점이 첫 번째 실패 요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윤안 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무례한 표현"이라며 불쾌감을 표출하고, 안 의원이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차기 대선 주자로서 '이재명 대 안철수 구도'를 통해 본인의 강점을 내세우기 보다는 김 후보와의 경쟁 구도만 강조한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하며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대 막판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안 의원의 가장 큰 위기였다. 당내에선 안 의원이 대통령실을 상대로 법적조치를 하는 순간 금도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대통령실 관계자발(發) 발언으로만 나타났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과반이 넘는 당원들이 선택한 윤심에 맞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일각에선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계기로 안 의원이 비윤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안 의원은 지난 7일 황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전대가 끝나더라도 이 일에 대해서 원인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을 집중 공격하며 비윤 대표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안 의원이 이 같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른바 친윤(親尹)으로 채워진 지도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원내의 유일한 구심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대통령실과 친윤계 주류가 사실상 김기현 대표를 미는 상황에서도 2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교두보를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전대 결과로 내상이 있을 테지만 안철수 의원은 막판에 황교안 후보와 손을 잡는 모습을 통해 보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일부 지워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며 "이를 계기로 당내에서 확장성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분명히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전히 안 후보를 향한 인지도가 '전국구'인 만큼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론 역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 수도권 의석수가 16석에 불과한 만큼 안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에 앞장서는 모습을 통해 총선승리에 일조할 경우 정치적으로 재기할 가능성은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래도 안철수는 안철수다"라며 "수도권 선거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이 필요할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때 까지 대통령실과의 갈등 같은 문제들을 잘 해결해낼 수 있다면 당원들이 그를 보는 눈길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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