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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문재인과 회동…"당헌 80조 삭제 검토, 괜한 불씨" 주장도


입력 2023.03.17 14:00 수정 2023.03.18 03:5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朴 "민주당에 대해서도 말씀드려"

文 "이재명 외 대안 없으면서 무슨"

'수박 7적 포스터' 오해 해소도 목적?

朴 "개딸들도 이제 좀 쿨다운 할 것"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오른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 ⓒ데일리안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고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원장이 이 대표의 위기 국면에서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박지원 전 원장은 17일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하고 국내외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박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국방라인이 구속되고 기소되지 않았느냐"며 "총체적 남북관계의 위기와 경제 문제, 외교 문제, 국내 정치 문제 등을 두루두루 내 나름대로 정리를 해서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과 문 전 대통령이 회동한 지난 10일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표결하다가 쏟아진 '무더기 소신표 사태'로 민주당의 내홍이 극에 달했을 시점이다. 그 전날에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동요가 심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원장은 "민주당 문제에 대해서도 말미에 말씀드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된다. 지금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정도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당무와 원내 경력이 짧은 이 대표의 정치고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평가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혁신안이 논란이 됐던 지난 3일에는 박 전 원장이 "이재명 대표에게 오늘 전화를 드리려 한다"며 "절대 공천 혁신안은 하지 말라. 공천 공포증이 오면 분당(分黨)의 길로 가니 절대 하지 말라고 권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후 실제로 의원평가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한다는 안은 혁신위에서 공천제도TF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 본인이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던 문 전 대통령을 1년 내내 집요하게 흔든 경험이 있으며 직후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도 참여해, 당내 비주류의 '당권 흔들기'와 '분당 리스크' 수에 아주 밝다는 강점도 있다. 이러한 박 전 원장이 이 대표의 위기 국면에 문 전 대통령을 찾아 힘을 싣는 메시지를 얻어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무더기 소신표'를 둘러싼 내홍 와중에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이른바 '수박 7적'에 포함한 포스터가 회람된 것과 관련,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오해를 해소하는 것도 회동 목적에 포함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전 원장과 문 전 대통령이 회동한 이후 이재명 대표가 이른바 '개딸'들의 난동에 대한 자제 당부 메시지를 빈번히 내면서 '단속'을 강화했다. 전날에는 '수박 7적 포스터'에 대해 형사고발을 하겠다는 지도부 입장이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라디오에서 박지원 전 원장은 "나도 '개딸'들에게 어떻게 쫓아다니면서까지 규탄을 하느냐, 그런 것을 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이재명 대표도 강하게 했더라"며 "'개딸'들은 강성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조금의 움직임은 있겠지만, 그분들도 이제 좀 쿨다운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개딸들이) 자제해야 한다. 이러면 안된다"며 "그것(난동)이 누가 바라는 것이냐.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혁신위 일각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부정부패 혐의 기소시 당직정지'를 규정한 당헌 제80조 삭제 논란에 대해서는 내홍만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괜한 불씨'라며 필요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당헌 제80조 삭제 검토도 의원평가시 권리당원 여론조사 반영처럼 사그라질지 주목된다.


박지원 전 원장은 "(혁신위라는 곳은) 삼라만상을 다 검토하기 때문에 검토하는 것 가지고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의원총회에서 모두 걸러지니까 괜한 불씨를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정당에서 국회의원이 169명이고 당원이 120만 명인데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다 같겠느냐"며 "이제 미래로 좀 잘 가자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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