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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發 위기 확산 시 크립토윈터 장기화…제도화는 지금이 적기”


입력 2023.03.24 13:38 수정 2023.03.24 13:39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24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 제7차 민당정 간담회 개최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SVB 사태 & 크립토 윈터 금융發 경제위기 다시오나’를 주제로 제7차 민당정 간담회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최근 미국에서 번진 실버게이트은행(SVB) 사태 확산 여부에 따라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약세장) 장기화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크립토 윈터를 겪고 있는 지금이 가상자산 제도화를 위한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며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위원회 제7차 민당정 간담회에서 SVB 사태가 확대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가상사장 시장을 전망했다.


시나리오 제시에 앞서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의 특징을 요약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확대로 주식시장과 디지털자산 간 상관관계가 증가했으며,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긴축재정으로 비트코인의 공급 희소가치가 하락했다. 이에 업계에선 금리상승 속도가 줄어 주식시장이 반등하지 않는 한 크립토 윈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이 교수는 SVB 사태가 확산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크립토 윈터 장기화 여부를 전망했다. 먼저 현재 뱅크런이 중소은행 붕괴 정도에서 멈추고 유럽발 금융 위기로 번질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기능을 가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섭 교수는 “(SVB 사태로) 시장은 결국 중앙은행의 위험관리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은행 위험을 막는 것이 유일한 솔루션이라면 인플레이션 위험 없는 비트코인 가치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뱅크런이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이되면 안전자산 선호도 급증에 따라 미국 국채 초단기 수요가 증가하고 유동성 위험이 커지면서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미국 대형은행 붕괴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시 금융권 붕괴와 함께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함께 붕괴하고,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된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시장의 연쇄 마진콜(증거금 추가납부)로 이어져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종합토론에 참여한 이정두 금융연구원 전문위원은 테라·루나, FTX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최근 사태가 크립토 윈터를 장기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크립토 윈터는 가상자산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시장이 활황일 때는 새로운 규제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고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크립토 윈터 시기에는 시장반등에 대한 기대가 크고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 충격에 대한 반발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가 투기가 아닌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내재가치가 불투명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보단 투기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거래가 투자로 인정받으려면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거버넌스 형성, 공정한 거래시스템 구축,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감독체계 마련 등이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자율규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위원은 “‘규제되지 않는 시장은 위험하다’는 말은 정부의 직접적 규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며 “완전한 규제체계 마련을 위한 입법작업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시장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자발적 질서 확립을 유인하면서도 기술변화에 능동적 대응이 가능한 자율규제체계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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