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핵공유' 두고 한미 온도차에 "용어에 집착할 필요 없다"

"美 당국자가 말한 핵공유는 나토식

워싱턴 선언, 한미 양자라 더 실효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담긴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두고 한미 간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용어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우리 대통령실은 "사실상 핵공유"라고 했고, 미국 백악관은 "핵공유는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양국 간 입장차가 발생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보스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나토식(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핵공유는 아니다. 나토는 핵이 있고 우리는 핵이 없고 그런 근본적인 차이와 미국이 갖고 있는 핵공유에 대한 사전적 정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편으로 보면 나토는 핵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30여 개국의 어떤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고, 우리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자 간에 NCG(핵협의그룹)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쪽이 좀 더 실효적·실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자 간 어떻게 외부 핵위협에 대응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설계하는 선언이었기 때문에 그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며 "꼭 다른 기구(나토)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앞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6일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지난 27일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하는데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온도차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