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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 기로에 선…'언론계의 조국' 한상혁 [뉴스속인물]


입력 2023.05.07 06:04 수정 2023.05.07 10:16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의혹' 한상혁…검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적용 불구속기소

대통령실, 한상혁 정상적인 직무수행 불가능 판단 '면직' 검토…무효소송 등 긴 법정공방 예상

2천년대 초 MBC 자문 맡으며 언론과 인연, MBC 방문진 이사…민언련 대표하며 文정부 방통위원장

당시 박성중 "언론장악 끝판왕, 진보진영 현역선수 심판 기용" 힐난…작년 6월엔 농지법 위반 논란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의혹 혐의를 받아 온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을 '면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까지 들려오면서, 한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2일 한 위원장을 위계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TV조선 반대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그해 4월 TV조선 평가 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면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 임기는 오는 7월 말까지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면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에 대한 인사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다. 정부 검토를 거쳐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한다면, 한 위원장은 직위해제돼 방통위 소속 공무원이 된다. 다만 한 위원장이 직위해제 효력 집행정지와 무효소송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돼 긴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고려대 재학 시절 민주헌법 노동자투쟁위원회 결성 사건 연루돼
'삼성 X파일 사건' MBC 소송대리인…2009년, 민주당 추천 MBC 방문진 이사
2018년 진보성향 언론단체 '민언련' 공동대표…文 정부서 방통위원장 임명
지난해 6월 농지법 위반 의혹 제기돼…경찰,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


1961년생인 한 위원장은 충남 청양 출신으로 대전고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 크고 작은 학생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헌법 노동자투쟁위원회 결성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대학 졸업 이후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는 1995년 주변의 권유에 퇴사를 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3년 만인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 사법연수원(30기)을 수료하면서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2천년대 초 MBC 자문을 맡으며 언론과 인연을 맺었다. 특히 1997년 당시 이학수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가 담긴 옛 국가안전기획부 내부 문건을 MBC가 보도한 ‘삼성 X파일 사건’에서 MBC 측 변호를 맡아 이름을 알렸다. 당시 법률대리인 역할을 한 것을 계기로 2009년 민주당 추천으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방송위원회 기금관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방송 분야에서 이력을 쌓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진보성향 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를 맡고 2018년 공동대표를 지낸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2019년 제7대, 2020년 제8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방통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임명될 당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언론장악의 끝판왕이며 진보진영 현역선수를 심판으로 기용한 기상천외한 인사"라며 "방통위원장 임명으로 방송과 인터넷, 유튜브를 완벽히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다음으로 야권의 집중포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 '언론계의 조국'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횡행했다.


이와 관련해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들을 저격했다. 박 의장은 한 위원장과 전현희 국가권익위원장 등을 겨냥해 "정부와 반대로 가면서 정부 월급을 타 먹는 것은 국민 세금 도둑질”이라며 "반정부 정부기관장, 무슨 미련 있나. 양심에 털 난 사람들, 이제는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장은 한 위원장을 향해 "종편 재승인 점수 조작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고 비판했고,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 거부하고 감사원 앞에서 출두 쇼를 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지난해 6월에는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과 그의 형제들이 소유한 대전 소재 토지에 농막이 2층 규모로 세워져 있고, 진입로도 조성돼 있는 등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한 언론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는데, 경찰은 5개월여간에 걸친 수사 끝에 "피의자가 고발 내용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불송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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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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