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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리아서 사살한 알카에다 고위인사, 알보고니 민간인?


입력 2023.05.20 09:41 수정 2023.05.20 10:30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WP "국방부 내서 살해된 사람 신원 의문 제기"

美 작전 당시 사망한 미스토씨 유족 "테러조직과 연계 없어"

가축 키우던 농부로 알려져

중부사령부, 사살한 목표 인물 구체적 사항 밝히지 않아

미군의 무인기 동원 알카에다 제거 활동에 사망한 시리아 북서부의 한 마을 주민 로트피 하산 미스토 씨의 가족이 그의 무덤 옆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미군이 시리아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사살한 사람이 알카에다 테러조직 핵심 인사가 아닌 가축을 키우던 민간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계자 2명은 국방부 내에서 당시 누가 살해된 것인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더 이상 알카에다 고위 인사를 사살했다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래 목표를 사살하지는 못했지만 (사살된) 사람이 알카에다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3일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드론 공격으로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공습 몇 시간 뒤 프레데터 드론을 동원한 공격을 했다. 다만 중부사령부는 목표로 한 인물의 이름이나 증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시리아 북서부의 한 마을 주민인 로트피 하산 미스토(56) 씨의 가족들은 그가 지난 3일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테러조직과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공격 당시 그는 양을 돌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WP와 인터뷰에서 10명의 자녀를 둔 가장인 그가 전직 벽돌공으로,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지만 친절하고 근면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친척과 이웃 주민을 인용해 그가 양과 닭, 소 등을 키우는 농부였다고 전했다.


해당 공격 이후 10여일이 지난 지금 미 국방부 내에서도 누가 사살됐는지, 확실한 표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군 관리들은 해당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길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사망한 미스토씨 가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의 일원이었다고 군이 주장하는 이유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해당 공습을 담당한 미군 지휘관들이 미스토가 표적지 인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스토의 집이 알카에다의 "관심 지역"에 가깝다는 점이 미스토가 무장세력이라고 확신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공격 여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로혼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모든 주장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드론 공격이 "의도치 않게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줬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공습 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들이 발생한 과거 사례들을 군이 은폐해왔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미군의 오폭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숨져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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