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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휴업’ 외식업계, 장마에 손님 끊기고 배달도 뚝


입력 2023.07.13 07:22 수정 2023.07.13 07:2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야외활동 줄고 악천후에 배달기사 배차도 어려워

상추, 시금치 등 식재료 가격도 껑충

서울 강남구 헌릉로 인근에서 한 배달원이 장맛비를 맞으며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면서 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외활동이 줄면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데다 배달기사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배달주문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식재료, 공공요금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매출마저 줄면서 개점휴업 보다 못하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외식업계 매출은 날씨 특히 비가 오는 정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는다.


우산을 쓰고 다니기 어려울 정도의 집중호우가 있을 경우엔 매출이 급감하지만, 가벼운 비가 내릴 경우엔 배달주문이 늘어 매장 매출을 상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메뉴가 치킨, 피자, 커피, 안주류 등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장맛비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외식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예상보다 많은 비가 연일 내리면서 매출 감소와 식자재 가격 상승은 물론 확보해놓은 식자재 손실도 커질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보통 비가 오거나 너무 더우면 직장인들 점심 배달 수요가 많아지는데 워낙 많은 비가 내리다 보니 배달기사 배차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점심시간에 배차부터 픽업까지 1시간이 걸려 아예 배달주문을 막아놓고 전화주문만 가족들을 동원해 직접 하고 있지만 배달 수요를 감당하지 못 한다”고 토로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오면 오토바이 배달이 불가능해 배달기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배달앱들이 기상상황이 안 좋을 경우 배달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배달기사를 확보하기도 하지만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보니 외식업주들이 아예 배달 주문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잠깐씩 비가 오면 괜찮지만 일주일씩 연속으로 비가 오면 사람들이 기존 약속도 취소하고 아예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비가 오는 날은 배달주문으로 매출을 내야 하는데 이렇게 비가 오면 배달기사가 부족해 주문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괜히 욕심을 부려 주문을 받으면 배달이 늦었다고 클레임을 받고 악성리뷰가 생기기도 한다”며 “차라리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 장마철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매출 감소뿐만이 아니다. 주요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악화되기 마련이다.


특히 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 시금치 같은 잎채소의 경우 가격 변동이 큰 편이다. 시금치는 지난달보다 두 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상추는 70%, 오이는 6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장마철이지만 초복(11일)이 중간에 끼면서 닭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당 닭고기 소매가격은 642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682원과 비교해 13.0% 올랐다.


이달 닭고기 ㎏당 평균 소매가격은 6331원으로 평년 7월 평균 5214원 대비 21.4% 비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보통 장마철이 장사가 안 돼 고민이 많은 시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면서 “비 오는 기간이 길다 보니 당일 매출 감소는 물론 미리 확보해 놓은 식재료 손실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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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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