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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서 강제 추방된 월북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美 텍사스 도착


입력 2023.09.29 14:20 수정 2023.09.29 14:20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2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기지에 도착한 트래비스 샘 이병이 군용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7월 자진 월북했다가 71일 만에 강제 추방 형식으로 풀려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미국에 도착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킹 이병은 28일 오전 1시 30분(현지시간) 쯤 군용기편으로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기지에 도착했다. CNN 영상에는 군용기에서 트랩을 통해 내려온 킹 이병이 활주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 국방부는 킹이 현지 군의료센터로 이송됐으며,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고 월북 사건 등과 관련한 보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킹은 의료검진과 의학적 평가를 받은 뒤 전문가들을 만나 정서·정신 건강을 평가받고 상담사들과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미래에 킹의 복귀를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킹은 앞으로 월북과 관련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AP통신은 "당국자들은 킹이 건강한 상태이고 당장은 그를 보살피고 미국 사회에 재통합시키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가 직면할 문제들은 끝난 것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징계를 받게 될지는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다.


미 육군은 킹이 '무단이탈'(AWOL) 행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을뿐 아직 그를 탈영병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군인이 허가없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지정한 시간 내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무단이탈은 당사자가 자수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킹의 경우 두 달 여간 북한에 머물다가 신병이 인도된 경우여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고 AP는 강조했다.


킹 이병은 지난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벌금 미납으로 48일간 국내에서 노역하고 지난 7월 풀려났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해 9월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 텍사스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사라진 다음날 JSA 견학 도중 월북했다.


북한은 지난 27일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고, 당일 킹 이병은 중국에서 미국 측에 인도된 뒤 오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됐다.


전문가들은 킹 이병의 이례적으로 빠른 송환 결정에 대해 구의 폭력 전과 등을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선전도구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미 정부도 킹의 석방을 위해 북한에 뭔가를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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