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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찬 "5년만에 정권교체 되고도 반성 없어…심판 않으면 '내로남불' 계속"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입력 2023.10.01 09:00 수정 2023.10.01 09: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인터뷰

85년 철원, 종편 기자 출신 청년정치인

"'조국 사태' 거치면서 정치입문 결심

강원특별자치도법 후속 입법이 숙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열아홉 번째 순서로 1985년생, 채널A의 전도유망한 정치부 기자로 활약하다가 현실정치에 뛰어든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을 만났다.


'조국 무제한 간담회' 때 기자로 현장에
언론 이용하려는 모습에 정치입문 결심
"국회엔 자료요구권…결국 국회가
제역할을 해야 정의가 바로설 수 있다"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본청 로텐다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19년 9월 2일, 이민찬 부대변인이 기자로 현장에 있다가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날이다. 정치입문 결심 날짜가 일(日) 단위까지 정확한 이유가 있다. 이날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겠다며 이른바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연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조국 사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면서도 "언론에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반론권도 주지 않았다. 언론을 단순히 자신의 변명을 하는데 이용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회에는 자료요구권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증거를 갖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면 조국 입시 비리 뿐만 아니라 환경부 블랙리스트나 유재수 감찰무마 등 모든 게 묻혔을 것"이라며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결국 국회가 제역할을 해야 정의가 바로설 수 있다는 것을 절절히 느꼈다"고 밝혔다.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제역할을 하는 국회를 바라보고 정계에 뛰어든 이 부대변인이 보기에, 임기를 반 년여 남긴 21대 국회는 태생부터 잘못된, 시작 자체가 잘못된 '정의롭지 못한 국회'였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20대 국회말, 민주당이 정의당 등과 야합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행 처리했다"며 "선거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하는데 공수처법과 같이 패스트트랙에 태워버리고, 일부만 준연동형으로 해서 캡을 씌우면서 심상정 대표는 '국민들은 잘 몰라도 된다'는 말까지 해 공분을 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그만큼 복잡한 선거법을 강행처리한 뒤, 본인들이 스스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자신들이 만든 선거제도를 형해화하고 총선을 치렀다"며 "180석으로 상임위를 전부 장악하고 날치기·위장탈당·회의 쪼개기 등으로 폭주하다가 결국 '사법 리스크'가 있는 당대표 방탄으로 국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민주당의 폭주로 시작해 방탄으로 끝난 4년"이라고 정리했다.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 과정서 '역할'
접경지역 위한 후속 입법은 과제 남아
"군 유휴지, 멧돼지 놀고 폐타이어 방치
단체장과 사전협의, 추가 입법 꼭 필요"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본청 로텐다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원 철원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철원에서 나온 이 부대변인은 현실정치 입문 이후 강원도 정책특보로 활동했다. 주역할은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 입법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지역 현안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자 이 부대변인의 눈빛이 빛났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강원특별자치도법 제정법을) 처음에 너무 급하게 통과시키면서 법 조항이 없어 껍데기 뿐이었다"며 "정부부처가 반대하고 입법이 늦어지는 상황 속에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 입법은 국회를 잘 알고, 지역을 잘 알고, 언론의 협조도 구해야 하는데, 내가 세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특별자치도법 개정 입법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였다"며 "특히 춘천 북부와 철원·화천·양구는 북한과 맞닿아있는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군사·농지·산림·수자원 등 온갖 규제를 중첩적으로 다 받다보니까 옴짝달싹을 못하게 됐다. 정전 70년 동안 안보를 위해 희생했는데, 새로운 삶을 찾아갈 기회조차 원천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자치도법 개정 입법이 지연되자 도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지난 5월 도민들은 국회로 상경해 시위를 벌였다. 김진태 지사는 국회본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 부대변인도 피켓을 들고 적극 결합했다. 그 결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직전에 극적으로 개정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며 실질적인 내용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이 부대변인이 보기엔 이 역시 미진하다. 절대농지를 해제할 수 있는 도지사의 권한에 상한선이 씌워졌고, 군 유휴지 활용과 관련해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도 통째로 빠졌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군 부대가 70년 동안 들어서 있다가 '국방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텅 비는데도, 유휴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역주민들과 상의하는 절차가 전혀 없다"며 "공터로 방치된 군 부대 자리에는 풀이 3m씩 담장 위까지 자라있고 멧돼지가 뛰어다닌다. 폐타이어와 드럼통이 방치돼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등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군 부대가 있을 때보다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70년 동안 희생한 지역민들이 고민이라도 할 수 있도록 군 유휴지 문제를 지자체와 사전 협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군도 주민들과 상생할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만큼, 유휴지 발생 전에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은 추가적으로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1대 국회 4년, 민주당 폭주로 시작해
방탄으로 끝나…5년만에 정권교체는
처음 있는 일인데 사과도 반성도 없다
심판하지 않으면 '내로남불' 계속될 것"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본청 로텐다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부대변인은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서울과 지역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총선과 관련해 이 부대변인은 실정(失政)으로 5년만에 정권교체를 당하고서도 반성하는 기색조차 없는 민주당 심판이 우선이라고 못박으면서도, 국민의힘 또한 다양한 세대·연령·계층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밝혔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자신의 정치입문 결심 계기였던 '조국 사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민주당은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해서 조국을 공격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입법 강행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결과가 어땠느냐. 조국 전 장관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고, 정경심 씨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언론이 제기한 많은 의혹이 대부분 사실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년만에 정권교체가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도 민주당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집값 문제, 통계조작 등 국민들이 문재인정권에 분노했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사과도 반성도 없고 되레 '우리가 잘했다'고 큰소리"라며 "정권교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 총선은 대선의 연장선"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윤석열정부는 두 손 두 발이 다 묶여 있다. 새 정부가 제대로 국정운영을 해볼 기회를 얻으려면 국민들께서 총선 때 힘을 실어주고 밀어주셔야 한다"며 "총선 때 민주당을 심판하지 않으시면, 민주당은 결코 반성하지 않고 '내로남불'의 행태를 계속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치가 민심과 동떨어졌던 이유 중의 하나는 고위직까지 다 거치고 은퇴한 60대 고학력 남성이 봉사하겠다는 명분으로 정치를 시작하다보니까 다양한 세대·연령·계층과 공감하는데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며 "대중이나 언론에서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젊은층의 생각을 입법에 담아내고 반영하라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1대 공천을 되돌아보면 우리 당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퓨처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연고도 없는 지역에 총선에 임박해서 공천했다"며 "당시 공천 받은 청년들은 전멸했고, 지역 연고가 없으니 지속적인 활동도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부대변인으로 방송 패널 출연하면서도
백수십㎞ 운전 마다않고 수시로 지역行
"강원의 아들 이민찬, 접경지역 대변인
돼 중첩규제로 박탈된 권리 찾아올 것"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본청 로텐다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내년 총선에서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활동력'에 있어서라면 이 부대변인은 정치권에서 일기당천(一騎當千)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중앙당 상근부대변인으로서 패널로 방송에 나가면서도 서울에서 양구까지 150㎞, 양구에서 철원까지 110㎞ 거리를 마다않고 춘천·철원·화천·양구를 수시로 찾고 있다. 스스로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운전이 아닐까 싶다"며 웃을 정도다.


이날도 인터뷰에 앞서 철원 지역의 쌀 수매가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 부대변인은 "내가 태어난 철원평야가 우리 강원도의 가장 큰 곡창지대로 오대쌀이 많이 난다"면서도 "요즘이 추수를 하면 각 지역 단위농협에서 수매가를 정하는 시즌인데, 수매가가 10㎏당 2040원에서 1850원으로 190원이나 떨어졌다. 이렇게까지 떨어지면 농사 짓는 분들은 수입이 반토막이 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도시민들로부터는 '쌀도 넘쳐나는데 농사 말고 다른 것을 하라'는 반응이 나오기 일쑤지만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 이 부대변인은 "쌀은 남아도는데 철원은 농지 면적의 105%가 농업진흥지역(농사만 지을 수 있는 구 절대농지)으로 묶여 있다. 어떻게 100% 넘게 지정이 될 수 있느냐 의아할텐데, 농지 경계에 있는 산과 강까지도 다 지정이 돼있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며 수매가 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추석 연휴 직전에 이뤄진 인터뷰, 이 부대변인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70년간 안보를 위해 중첩규제를 받은 접경지역의 희생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신은 이러한 '접경지역의 대변인'으로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민찬 부대변인은 "철원이 고향 이런 문제를 떠나서 4개 시·군이 공히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해결 방안도 비슷하기 때문에, 지역을 다니다보면 타 시·군에서 더 좋아해주실 때가 많다"며 "춘천 북부에 가서 현안을 말씀드리면 '아휴, 똑 부러진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결국 젊으면서도 일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자신의 몫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의 아들 이민찬이 농지·군사·산림·수자원 등 중첩규제로 박탈당한 우리의 재산권을 찾아오겠다"며 "도로·철도망 개선으로 더 가까운 강원, 인구 200만 수도권 강원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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