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44조원대에서 한 달 만에 6조원↑
증시 반등 기대감에 외인 이탈 우려도 사라져
빚투도 꿈틀…내년 금리 인하시 증가 본격화
공매도 전면 금지 효과로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이 두 달 만에 50조원을 회복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꿈틀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투자자예탁금은 50조5815억원으로 지난 10월 5일(50조4918억원) 이후 두 달 여 만에 50조원대를 회복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긴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 성격이 짙다.
10월 초 만해도 50조원을 넘나들던 투자자예탁금은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3일(44조6820억원)에는 44조원대 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시행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한 달 새 약 6조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그동안 하락세를 거듭해 온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 자금으로의 유입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의 보너스 지급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로 연말 연초에 주가가 상승하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투자심리 개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와함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우려됐던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거의 없었던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6일 이후 지난 8일까지 약 한 달 간 국내 증시에서 4조193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당초 우려를 씻어내고 지수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명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꿈틀대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3358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인 지난달 3일(16조6248억원) 이후 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 8월부터 9월 말까지 20조원대를 유지하던 잔고는 이후 계속 감소해 10월 말 16조원대(31일·16조9704억원)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양상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감소해 온 빚투가 아직 크게 늘어나고 있지는 않고 있지만 금리 인상 종료 신호가 나타나고 내년부터 인하가 시작되면 증가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지만 이 기간 중 증시 반등 기대감이 투자자예탁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이자율도 낮아지면서 빚투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