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맞아 온‧오프 행사 다양하지만 소비자 체감도 낮아
할인율 높이면서 기본가격도 인상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의 신선식품 눈속임도 여전
“가격 비교 안 하고 사면 호갱되겠네요.”
연말을 맞아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연일 세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세일가를 놓고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가격을 올린 뒤 세일가를 적용해 판매하는 방식에 대한 불만이 많은데 소비자 혼란만 가중될 뿐 실질적인 가격 혜택은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자녀의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를 위해 최근 자주 가는 이커머스 앱에 접속했다가 세일 행사 전에 비해 기본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했다.
이달 들어 특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할인율은 지난달 보다 높아졌지만, 기본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할인율이 적용되다 보니 실제 소비자 구입가격은 지난달에 몇 천원 정도 더 비싸게 됐다.
주부 김씨는 “지난달 핫딜 행사보다 가격이 5000원 가까이 올랐다”면서 “연중 가장 큰 행사라고 강조하지만 기본 가격이 오르다 보니 소비자 구매 가격은 더 비싸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주 이용하는 앱이고 항상 최저가를 강조하는 곳인데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는 가격 비교를 꼭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판매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구조 상 사업자가 모든 상품의 가격이나 행사 등을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모니터링 등 관련 시스템에 투자도 늘리고 인력도 확충하고 있지만 모든 상품에 대한 확인이 어렵고 개별 판매자의 가격 정책에 관여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소비자 기만 행위는 대형마트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상품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마트의 경우 연중 세일이 진행되지만 연말에는 주요 먹거리나 생필품을 중심으로 할인율이 더 높아진다. 최대 50% 할인을 내세워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홈파티 수요를 공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행사 이전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는 SNS나 포털 사이트 카페 등에서는 삼겹살에 비계 비중이 많다, 상한 귤이 많다는 식의 신선식품에 대한 불만 글이 최근 부쩍 늘었다.
앞서 올해 3월3일 ‘삼겹살데이’를 겨냥해 최대 50% 할인에 나섰던 한 대형마트에서도 일부 비계 비중이 높은 상품이 배송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마트업계가 품질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할인폭이 큰 행사를 할 경우 짧은 기간에 물량이 집중되다 보니 평소에 비해 검수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육의 경우 비계와 살코기의 비중을 명시한 별도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업체별로 내부적인 기준은 있다”면서도 “소비자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업체별로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서 블랙컨슈머 사례도 늘고 있어 내부적으론 고민이 많다”면서 “일각에서는 차라리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얘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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